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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참여형 ‘메시아’ 공연 국내 첫선…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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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과 함께 송년 무대의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프로 합창단은 물론 대형 교회 성가대의 성탄절 축하 음악예배에서 오케스트라 반주로 전곡을 연주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영락교회 등이 주축이 된 연합 성가대 450여명이 꾸미는 '메시아' 합동 공연도 1964년에 시작해 올해로 벌써 41년째다.

프로 합창단과 독창자들이 꾸미는 공연을 객석에 앉아 감상하다가 합창 부분에서만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부르는 관객 참여형 '메시아'공연이 국내 첫선을 보인다.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송년 음악회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합창단원으로 연주에 참여할 수 있는 DIY(Do-It-Yourself) 공연이다. 그동안'할렐루야'가 연주될 때 큰 소리로 따라부르고 싶었지만 공연장 예절 때문에 꾹 참았던 사람들에겐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합창에 참여할 관객은 1층(1200석)에 앉고 감상만 할 관객은 2, 3층에 앉게 된다. 음악을 이끌어갈 서울모테트합창단과 유라시언 필하모닉까지 보태 1300명이 연주자로 참여하는 셈이다.

관객 참여석 티켓(3만원)을 구입하면 한글 가사로 된 '메시아' 악보와 3장 짜리 CD를 무료로 나눠준다. CD는 서울 모테트 합창단이 영어 가사로 녹음한 '메시아'전곡 음반과 합창 부분을 한글 가사로 녹음한 음반을 합친 것이다. 악보를 보고 CD를 들으며 미리 연습해오라는 뜻이다. 티켓을 예매할 때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 등 자기가 부를 파트를 알려주면 해당하는 좌석의 티켓을 준다. 합창에 참여하는 관객에 대한 복장 규칙은 없지만 어엿한 연주자인만큼 마음껏 정장과 드레스로 멋을 부려도 좋을 듯하다. 국내 최고의 음악당에서 오케스트라 반주로 직접 '할렐루야'를 부르는 기분은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싱어롱 메시아'를 제안한 사람은 독창을 맡은 바리톤 정록기씨. 그는 "지난해 독창자로 출연한 캐나다 토론토 '타펠 무지크 체임버 콰이어'의 '메시아'공연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며 "2750석짜리 토론토 마세이홀이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관객들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싱어롱 메시아 공연은 미국과 영국에서 20여년전부터 큰 인기다. LA 매스터코랄은 올해로 25년째다. 몇달 전부터 이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개인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모테트합창단 지휘자 박치용씨는"내년부터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객석 전체를 합창단 관객에게 개방해 합창 애호가를 위한 축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메모=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 박치용, 소프라노 신지화(이화여대 교수), 메조소프라노 장현주(경원대 교수), 테너 최상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바리톤 정록기(한양대 교수). 유라시언 필하모닉, 서울모테트 합창단. 관객 참여석(R석) 3만원, 일반석 1만~5만원. 02-523-7295. www.seoulmotetchoir.co.kr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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