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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리포트] 초음파 스캔 비절개 모발이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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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최근 초음파를 이용해 모낭 손상을 좀 더 줄인 시술법이 선보였다. ‘초음파 스캔 비절개 모발이식’으로 불리는 이 시술은 모발 채취 전 초음파로 두피 속 모낭의 위치와 각도를 파악한다.

모발 이식은 모낭을 채취하는 방법에 따라 절개법과 비절개법으로 나뉜다. 절개법은 머리 뒤쪽 모발이 있는 피부층 일부를 통째로 잘라낸다. 떼어낸 피부 속에 심어진 모낭 모습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채취한다. 따라서 모낭 손실률이 낮아 이식 시 생착률이 높다. 하지만 피부를 떼어낸 부위에 흉터가 남는 단점이 있다.

비절개법은 환자의 뒷머리에서 모낭을 하나하나 낱개로 채취해 직접 이식한다. 피부를 떼어내지 않아 흉터가 없지만 모낭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루트모발이식클리닉 이학규 원장은 모낭을 기존 방법으로 채취하면 의사의 감에 의존하기 때문에 일부 모낭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초음파를 이용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번에 소개된 초음파 스캔 모발이식은 초음파로 모낭의 모양을 찍은 후 각도에 따라 모낭을 채취한다. 루트모발클리닉 이윤주 원장은 “종래 눈대중으로 뽑았을 때보다 손실률이 꽤 줄었다”고 말했다. 보통 비절개 모발이식법의 모발 손실률은 8~9%로 보고된다. 이에 반해 루트모발클리닉의 자체 임상에선 초음파 스캔 모발이식법의 손실률은 3~4%였다.

이학규 원장은 아직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비슷한 모낭 각도인 8구역으로 나눠 모낭을 채취한다. 이를 30, 300, 궁극적으로 3000구역으로 나눠 각도의 정밀성을 높이는 게 목표라는 것이다. 채취할 때도 각도기가 달린 기구를 사용해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이 원장은 “초음파로 보면서 모발을 떼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은 의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라며 “환자들은 한 올의 생착률도 중요시한다. 여러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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