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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필로 감상하는 '나의 애송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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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가수 장사익씨가 쓴 자작곡 ‘찔레꽃’의 가사. 장씨 특유의 ‘흘림체’로 썼다. [사진 영인문학관]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이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시 축제’를 마련했다. 17일 시작해 다음달 말까지 여는 ‘오늘 생각나는 시-시의 향연’ 전이다. 시인들만의 행사가 아니다. 소설가와 평론가는 물론 음악인·화가 등 인접 장르 예술인들과 언론인, 전직 외교관도 참가한다. 참가자들이 육필로 쓴 시를 전시하고 낭송도 하는 형식이다.

 시인은 자신의 작품이나 애송시를, 나머지 참가자들은 애송시를 써서 선보인다. 외국문학 전공자들은 좋아하는 외국시를 해당 언어와 한글로 함께 썼다. 한시·시조도 등장한다. 그림을 함께 그린 시화(詩畵)도 보인다.

 올해 여든아홉인 시인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자작시 ‘여울’과 정지용 시인의 시 ‘구성동’을 반듯한 필체로 썼고, 소설가 조정래씨는 조선 중기의 문신 송순의 시조를 선택했다. 국악인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중국 고전 『채근담』의 한 구절을, 미술평론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암행어사 박문수의 한시를 부채에 썼다. 시인 박재삼(1933∼97)의 자작시, 가수 장사익의 ‘찔레꽃’ 노랫말도 보인다.

 이밖에 시인 김남조·정진규·정현종·이근배·김지하·송수권·송하선·김초혜·신달자·강은교·도종환, 이해인 수녀, 소설가 한말숙·정연희·이제하·서영은·박범신·윤후명·김홍신·김채원·최윤·권지예, 문학평론가 김용직·김화영·김주연, 화가 서세옥·이종상·김병종·황주리,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등이 작품을 냈다.

 시 낭송회는 18일부터 6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열린다. 전시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참석해 시를 낭송한다. 17일 개회식에는 김남조·이어령·이종상씨 등이 나온다.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 02-379-3182.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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