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부산 APEC 회의 2007년 호주 대회에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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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성공적으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를 치러내는 것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2007년 시드니 APEC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콜린 헤슬타인(58) 주한 호주 대사가 4년 4개월간 근무를 마치고 10일 한국을 떠난다. 싱가포르에 있는 APEC 사무국 사무차장으로 옮겨가는 그를 6일 서울 종로1가 교보빌딩 내 호주 대사관에서 만났다. APEC 사무차장은 차차기 정상회의 개최국의 대사급 외교관이 파견돼 행사를 준비하는 자리다.

헤슬타인 대사는 "호주는 벤치마킹을 위해 이번 APEC 기간 중 부산에 대규모 준비단을 파견했다"며 "한국이 보여준 매끄러운 행사 진행과 철저한 보안을 어떻게 시드니에서 재현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대 주한 호주 대사 중 최장 근무 기록을 세웠다. 그가 재임한 4년여 동안 무역.관광.유학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간 교류가 크게 늘었다. 농업.에너지.자원 등 호주의 기존 수출 품목에 금융.정보통신 등 새로운 분야가 많이 추가됐다. 그래도 혹시 아쉬움이 없느냐고 묻자 그는 주저없이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진전이 없었던 점과 호주의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수출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점"을 들었다.

한국인의 생활에 대해 그는 "매우 역동적"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은 매일같이 새로운 일이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곳"이라며 "빠른 사회 변화와 정보통신(IT)기술의 발달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떠나면 전남 여수와 경남 통영 사이에 걸쳐 있는 한려수도의 물길과 섬들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의 미를 가슴에 담아 가기 위해 지난 주말에는 부인과 함께 용산 국립박물관을 찾았다. 그는"청자.백자 등 고려.조선 시대 귀한 유물을 둘러보며 다시 한번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마음에 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글=박현영,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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