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위대에 발포 4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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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 무장경찰이 발전소 건설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발포해 최소한 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7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무장경찰이 주민들의 시위 진압을 위해 최루탄과 곤봉 등을 사용하지만 발포까지 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어서 앞으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산웨이(汕尾)시 둥저우(東洲) 마을 주민 3000여 명은 6일 오후 5시쯤 마을 부근 풍력발전소 건설현장 앞에서 이날 낮 경찰에 체포된 마을 대표 3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마을 대표들을 석방하지 않자 주민들은 오후 9시쯤 1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마을 주민들이 수도관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를 계속하자 중무장한 경찰 500여 명을 동원해 최루탄과 함께 실탄을 발사했다. 무장경찰 발포로 현장에서 마을 주민 장후(江護) 등 2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나머지 2명은 부근 둥저우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산웨이시 왕멍휘(王蒙徽) 시장 등 시 고위간부들이 나와 주민 시위대 해산을 직접 지휘했다. 리민(李敏) 부시장은 이와 관련, RFA에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10월부터 광둥성 내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둥저우 마을 부근에 풍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현지 주민들에게 발전소 부지확보 보상 비용으로 매년 7만4000달러(약 770억원)를 지급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주민들은 이를 거부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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