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평화공세 경계해야|조심스런타진…남북한단일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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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0년전 동경올림픽, 또 5년전 평양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이어 또 다시 남배한 단일팀구성을 위한 제의가 오가고 있다. 한국이 LA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처음 제의한지 3년만에 북한에서 호응, 제의를 해옴으로써 뒤늦게 나마 남북체육인간의 단일팀구성을 위한 협상이 이루어지게 된것이다.
이번 북한의 제의에 따라 정주영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즉각 회담을 갖자고 통보했는데 이것은 그동안 비정치분야 교류협력의 하나로 체육교류를 주장해온 한국의 기본입장을 밝힌 것으로 버마사건과는 별도로 순수한 스포츠정신을 존중하고 민족화합을 바라는 민족여망에 따른 것이며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에 북한의 우리민족을 동참시키자는 원대한 뜻에서 나온 것이다.
과연 LA올림픽에 남북한 단일팀이 나 갈수 있을까. 다음 서울 올림픽에선 어떻게 될까. 이것은 우리 민족의 중대한 숙제일 뿐 아니라 세계스포츠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장 LA올림픽의경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 각종목 예선에 남북한이 개별적으로 참가했으며 이미 많은 종목이 예선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LA올림픽은 불과 4개월 앞으로 다가 왔으며 엔트리마감은 불과 2개월을 남겨 놓고 있다. 따라서 북한측이 단일팀문제를 뒤늦게 제기, LA올림픽에 불참할 경우 구실을 찾으려는 뜻이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북한은 단일팀구성 제의를 한지 3일만인 2일 LA올림픽 참가등록을 함으로써 그제의의 정치적 저의를 드러내고 말았다.
일본매스컴들도 북한이 한국-중공간의 스포츠 직접교류에 당황,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될것을 우려해 이같을 제의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북한 단일팀 구성은 쌍방의 성의와 의사에 의해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만 많은 난제가 걸려 있다. 우선 호칭·국기·국가외에 선수단의 선발 및 훈련장소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우리와 같은 분단국인 동서독도 지난 56년 멜번 올림픽에서 처음 단일팀 구성을 성공시키기까지 2백회의 회담과 선수 선발등에 무려 5백만달러(약 5억원)의 경비를 들였다.
남북한 단일팀 구성문제는지난 62년 처음 거론됐다. 당시 제59차 IOC총회(모스크바) 에서 64년 동경올림픽대회에 남북한단일팀 출전을 종용했으며 8월에 KOC는 이에 동의, 세차례 회담을 가졌으나 북한측의 무성의와 억지로 결렬되고 말았다.
북한은 지난79년에는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평양)를 불과 2개월 앞두고 남북한 탁구단일팀 구성을 제의, 한국팀의 대회출전을 교묘히 저지한 적도 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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