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수다] 초등논술방-부모 같은 스승 '평가'해선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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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서(상수초 5년)

이제 학생들이 선생님을 평가하는 교원평가제가 시행된다고 한다. 선생님을 우러러 보고 선생님이 하는 모든 행동을 모두 위대하게 보는 예전에는 선생님을 평가한다는 일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었다.

선생님에 대한 제자의 도리는 선생님을 부모님처럼 대하는 것이다. 만약 부모님을 우리가 평가한다고 예를 들어 본다면 정말 말도 안 되고 자식으로서 절대 못 할 일이다. 선생님을 평가하는 것도 이와 같다. 모든 선생님들 모두 다 진심으로 우리가 잘되기를 바라면서 가르쳐 주시는 걸 텐데 우리가 그런 선생님들을 평가하는 것은 정말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무슨 소리야. 아무리 그래도 간혹 가다 잘못 가르치는 선생님도 있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자세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못 봐서 그렇지 선생님들은 우리가 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가르칠 것을 공부하고 계시며 일을 하신다.

오늘 학교를 끝내고 오는데, 어떤 남자아이가 선생님에게 욕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너무 화가 나 선생님께 화내고 그러게 된다. 난 그 아이를 보고서 친구와 같이 '그 선생님이 그 걸 보면 어떻게 했을까?'하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화내기보다는 슬퍼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는 한 선생님의 제자로서 그 선생님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제자가 선생님을 평가하는 교원평가제가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기복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

*** 짜임새 있지만 사고의 깊이 부족

글이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고, 주장에 대한 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점이 보기 좋다. 선생님과 부모님을 비교한 점, 어떤 남자 아이의 선생님에 대한 욕은 주장의 설득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반론까지 고려하여 거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점이다. 단편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는 데 머물지 않고, 반대 의견까지 거론하며 반복한 점은 글 전체의 짜임새와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다만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교원평가제를 찬성하는 측의 주장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교원평가제를 실시하자는 측의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선생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애를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제시한 점도 아쉽다. 반론과 반론에 대한 재반론의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루면 더욱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박기복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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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제=구약성경 창세기 편에서 선악과는 착함(善)과 악함(惡)을 구분하는 '앎(知)의 나무'인데요, 하느님은 그 선악과를 몰래 먹은 아담과 이브가 타락했다며 에덴낙원에서 쫓아내지요. 그런데 에덴동산 추방사건을 인간이 신으로부터 독립해 스스로 자신과 세상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에 '인간의 진화'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어요. 보기 글 ㉮와 ㉯를 비판적으로 참고해 에덴동산 추방사건이 '인간의 타락'인지 아니면 '인간의 진화'인지에 대해 논술하세요. (600자 ±100자)

※보기 글 ㉮와 ㉯ 는 '우리들의 수다'의 '초등 주제글 보기'게시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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