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서 칼이 없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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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육점에 칼이 없어진다. 정부는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 개최와 관련하여 그 이전까지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선진국에서처럼 전부 포장해서만 팔도록 할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되면 지금까지는 구상만 해오던 부위별 가격차등판매 제도도 아울러 실시하게 되는 것으로 24일 농수산부가 밝혔다.
현재 쇠고기가운데 수입쇠고기는 전량이 포장 육으로 판매되며 한우고기도 백화점이나 고급 슈퍼마키트에 서는 포장해서 팔고 있어, 서울의 경우 포장 육 거래가 60%정도에 이르며 돼지고기도 수입쇠고기 가공공장 처리물량의 30%는 포장 육으로 처리해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일반정육점에서도 포장판매를 부분적으로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주한미군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우리 나라 도축장에서 처리된 고기를 사먹지 않으며 호텔에서도 관광달러를 벌어들인다는 명분으로 외국에서 고기를 사다 쓰는 실정임을 감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유치 등 국제화시대에 맞추어 도축장시설을 국제수준의 위생시설로 근대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서울에는 축협공판장 등 3개 도축장이 있으나 110년 이상 된 시설인데다가 예산 또는 자본이 영세해 만족할 만큼 위생적으로 육류를 처리하기 어렵고, 처리능력도 모자라 장시간의 도축대기현상까지 빚어지는 형편이다.
농수산부는 각도별로 1개꼴로 냉동차등 냉동·냉장시설을 갖춘 지방도축장에 한해 서울반입을 허용해 놓았으나 앞으로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가공비축 등 종합시설과 완벽한 공해방지시설을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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