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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제자와의 금지된 사랑 주인공 "내 딸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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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제자와의 ‘금지된 사랑’으로 논란을 낳았던 미국의 전직 여교사 메리 케이 르투어노(51ㆍ오른쪽에서 둘째)와 지금은 남편이 된 제자 빌리 푸알라우(31). 맨 왼쪽은 둘째 딸 조지아(17), 오른쪽은 첫째 딸 오드리(18). [ABC 방송 캡쳐]

“우리 딸들이 선생과 잤다면? 충격적이고 화가 날 거다. 딸들은 절대 나이 많은 사람과 사귀거나 결혼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다.”
1996년 당시 13살이던 제자와의 ‘금지된 사랑’으로 논란과 화제를 낳았던 미국의 전직 여교사 메리 케이 르투어노(51)와 지금은 남편이 된 제자 빌리 푸알라우(31)가 밝힌 자녀들의 연애에 대한 태도다. 이들은 최근 미국 ABC 방송의 간판 앵커인 바바라 월터스의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 ‘아메리칸 스캔들’에 출연,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던 당시 심경과 결혼 10주년을 맞는 지금의 생활에 대해 털어놨다.

1998년 르투어노가 재수감됐을 당시 심경을 밝히고 있는 당시 15살의 푸알라우

“시작이 그렇게 강렬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견딜 수 없었겠죠.”(르투어노)
당시 34세에 네 자녀를 둔 교사 르투어노는 푸알라우의 드로잉 연습을 도와주면서 관계를 쌓기 시작했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이들은 학기가 끝날 때쯤엔 서로 ‘지나치게’ 가까워졌다.

“어느 날 밤 그 일이 일어났어요. 키스를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르투어노는 그날 밤의 일을 이렇게 묘사했다. 제자와 성관계를 갖는데 죄책감을 느끼거나 혐오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너무 그(푸알라우)를 사랑했어요. 그리고 키스 정도면 뭐 어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답했다.

1996년 학교 사진첩에 실린 르투어노 사진

그러나 둘의 사랑은 키스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체육관과 교실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96년 늦은 여름, 르투어노는 푸알라우의 첫 딸을 임신했다.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는 이듬해 초, 르투어노의 남편은 아내가 제자에게 쓴 연서를 발견해 둘 사이를 알아챘다. 결국 남편의 친척이 시애틀 경찰에 둘의 부적절한 관계를 신고했고, 르투어노는 아동강간죄로 징역 7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대다수 주에서는 성인이 미성년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져도 대부분 성폭행으로 인정돼 처벌을 받는다.

르투어노는 복역 중인 97년 5월 딸 오드리를 낳았다. 이듬해 1월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푸알라우와의 만남을 금지한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석방 직후인 2월 또다시 제자와 승용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다가 경찰에 적발돼 당초 형량을 모두 채워야 했다. 98년 10월엔 둘째 딸 조지아를 감옥에서 낳았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르투어노는 이혼을 당했고, 남편은 네 명의 자녀를 데리고 알래스카로 떠나버렸다. 르투어노가 감옥에서 낳은 두 명의 딸은 푸알라우의 모친이 키웠다.

2003년 복역 중인 르투아노를 면회 간 푸알라우(뒷모습의 남자). 르투아노(가운데)가 딸 오드리를 목마 태우고 있다. [ABC 방송 캡쳐]

푸알라우는 “가족이나 그 어느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며 “친구들도 14살, 15살밖에 안 됐기 때문에 아버지가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심리상담사조차 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며 “그들은 그저 내게 항우울증약이나 처방해 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푸알라우는 “정말 내게 필요한 사람은 르투어노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게 ‘르투어노와 만나는 것만 빼고 뭐든 말하라’고 했지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그녀와 얘기하는 거였다”고 털어놨다.
형량을 모두 채우고 2004년 9월 르투어노가 출소하자 그와 푸알라우 모두 재결합을 희망했다. 이듬해 5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둘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두 딸 오드리와 조지아가 결혼식의 꽃을 들었고, 르투어노의 십대 딸인 메리 클레어가 신부 들러리로 나왔다.
푸알라우는 “결혼으로 정말 큰 안정을 찾았다”며 “수많은 시간 동안 스쳤던 수만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한 순간에 해결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르투어노의 바람에 따라 두 사람은 두 사람이 만나고 사랑을 나눴던 시애틀에 보금자리를 잡았다. 르투어노는 “두 딸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자녀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푸알라우는 그러나 르투어노의 자녀들과는 관계가 편치 않다. 르투어노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난 첫째 아들은 푸알라우보다 단지 한 살 어릴 뿐이다. 푸알라우는 “나이 차가 별로 안 나는 의붓 아들ㆍ딸과 편하게 지내기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르투어노는 현재 법률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다. 교사 자격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박탈당했다. 그는 “여전히 성범죄자 꼬리표가 달려 있지만 언젠가 이 꼬리표를 떼고 다시 교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두 사람의 결혼 과정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한 번도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딸들이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8살과 17살 난 딸들의 교육에 대해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매우 보수적”이라고 답했다. 푸알라우는 “딸들에게 남자친구를 사귀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후회할 만한 일을 만들 수 있는 관계는 늦게 시작할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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