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잡스도 반한 디스플레이 우리가 만들었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1%의 가능성만 있다면 도전하라.”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31층. LG그룹에서 ‘성공’을 경험한 임직원 3명이 강단 위에 섰다. 성공 스토리의 전파를 위해 LG그룹이 마련한 ‘LG판 TED’인 오픈톡스에서다.

 첫 주자는 LG디스플레이의 김병구 상무. 김 상무는 LG디스플레이 연구원으로 지난 1992년 입사했다. 이달 말 공개되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G4’의 터치 기술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극찬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만든 주역이다. 그는 성공 비결을 ‘1%의 가능성에 대한 도전’으로 설명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기술의 원류인 IPS 기술은 1990년대만해도 일본 히타치가 보유하고 있었다. 경쟁사들이 일제히 “생산성이 낮다”며 이 기술을 외면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생산성보다는 ‘화질’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고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다. 10여년의 분투 끝, 2007년 빛을 본 이 제품은 애플 제품에 채용되며 회사의 효자로 떠올랐다.

 이후에도 잡스는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해상도를 봤을 때 더이상 높은 해상도는 필요없다”고까지 했지만 김 상무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초 고해상도 모바일 디스플레이 개발의 시작이었다. 지난해엔 터치 센서를 내장한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이 디스플레이는 G4에 채용됐다.

 두번째 강연자는 외국 기업 최초로 내몽골에서 석탄사업을 성공시킨 이은석 LG상사 과장이었다. 2008년 동료와 함께 찾아간 내몽골은 말 그대로 허허벌판. “사막에 구멍 세개를 뚫어놓고 석탄광구라고 소개하는 데 사기를 당하는 줄 알았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당시 5000만 달러(약 550억원)을 투자한 LG상사는 6년 만에 투자금을 뽑았다. 지분평가 가치로 따지면 이 광구의 가치는 투자금의 6배에 달한다. 이 과장은 “오지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오늘을 즐기면서 내일을 준비했던 것’이라며 “일류가 되려면 이류 자리에서 발을 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강사는 ‘창의력 논문’으로 세계 인명 사전인 마르퀴스 후즈 후에 실린 유명인사인 LG CNS의 한민희 차장. 그는 “LG가 어떻게 하면 창의력을 갖겠는가”란 관객의 뼈있는 질문에 “창의성은 개인과 팀, 조직의 창의력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LG란 조직의 창의성의 발현을 위해선 이들을 자극하는 제도나 프로세스가 먼저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na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