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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도서관의 면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의 새건물이 19일과 20일 각각 착공되었다.
나라의 중심적인 지적정보의 유통을 당당할 이들 도서관의 신축은 우리교육문화의 획기적 발전을 전시하는 한 상징처럼 의미있게 보인다.
새로운 도서관 건물들은 우선 그동안 충족되지 못했던 도서관의 시설과 기능을 훨씬 나은 것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새 중앙도서관의 경우는 열람석 5천4백석에 귀중도서의 보관과 도서전산화를 통한 서비스개선, 맹인용 점자도서실까지 갖추게 되어 있으며, 국회도서관의 경우는 장서 60만권을 수장할 완비된 서고를 새로 갖추고 일반에 완전개방할 수 있는 체제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 싯점에서 우리는 두 도서관의 신축착공이 적지않은 문제를 남기고 있다는데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도서관의 신축에 앞서 갖추어야할 나라의 도서관체제운영에 관한 기본설계가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우려다.
우선 도서관 정책이나 행정을 전담할 정부기구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전국의 공공도서관을 행정적으로 일원화하는 체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비판이다.
도서관의 전국적인 관리·협력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은채, 또 효율적인 도서관운영시책이마련되지 않은채 건물만 덩그렇게 세워놓는다고 될 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도서관법을 개정해서 전국의 도서관 관리·운영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또 나라의 대표도서관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이 제각기 대표역할을 자처할 때의 부작용도 빨리 해소해야겠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명목상 나라의 대표도서관이지만 도서관에 대한 인식결여로 그동안 제구실을 할수없었던 점도 반성해야겠다.
74년에 어린이회관으로 이전했을 때도 지적되었지만 도대체 도서관의 기능을 무시하고, 더우기 나라의 중심적인 지적정보의 집산지라는 중앙도서관의 기능을 전적으로 외면한 이전이었던 점을 상기해야겠다.
위치선정, 건물구조, 공간면적등 도서관의 기능이 도외시된 행정의 편의주의는 이제 깨끗이 청소되어야겠다.
그것은 전적으로 도서관에 대한 인식제고를 기반으로 한 획기적 육성책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그 육성책의 중심은 주로 세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자료의 확충이며 다른 하나는 유능한 전문사서의 확보요 세째는 서비스의 개선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장서는 근 1백만권에 이른다고는하나 그것은 거의가 해방전의 것들이며 최신자료의 구입이 크게 부족해서 연간 도서구입비가 한개 대학도서관에도 못미친다는 현실을 타개해야겠다.
다른 도서관에 비해 형편없는 부당한 대우를 강요받는 전문사서들의 불만도 시급히 해소해 주어야한다.
도서관은 단지 서고만이 아니라 활발한 이용이 중요한만큼 컴퓨터를 이용한 자료제공시스팀을 갖춰야 할 일이다.
그런 과제를 안고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은 기공 첫날부터 평당건축비가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어 부실의 우려를 더하고 있는 점도 해명해야겠다. 평당 1백50만원을 책정했던 육사도서관이나 1백38만원으로 짓고 있는 국회도서관에 비해 73만원은 너무 적지 않은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예산을 연차적으로 더 책정해서 보다 견뢰(견뢰)한 건물이 이루어져야 겠다.
새로 착공된 두 도서관이 나라의 교육문화발전을 상징한다는 점을 기뻐하며 이 기회에 정부가 획기적인 도서관육성책을 마련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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