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강수연의 '카리스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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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장 강수연(왼쪽)이 일본 주장 후도 유리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제주=연합뉴스]

2005 핀크스컵 골프 한.일전이 무승부로 끝났다. 명문 핀크스 골프장도 한라산에서 부는 초속 9.6m의 북풍과 눈을 이기지 못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3번 홀 그린에는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18번 홀 옆 연못은 파도처럼 물결이 일렁였다. 4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마지막 날 경기는 이 같은 악천후로 취소됐다. 전날 양팀이 5승2무5패로 비겼기 때문에 공동우승으로 처리됐다.

한국팀 주장을 맡은 강수연은 무승부가 몹시 아쉬운 듯했다. "최종일 더블 스트로크 매치플레이에 승부수를 걸었다. 리듬이 잘 맞는 선수끼리 조합했고 연습라운드도 함께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경기위원회에 끝까지 경기를 진행하자고 주장했는데 결국 무산됐다"고 말했다. 강수연은 우승에 대한 집념이 컸다.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들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했다. 모임에 늦은 선수에겐 "한번만 더 늦으면 삼진 아웃"이라며 혼을 내기도 했다. 전야제 때엔 한국선수 전원에게 한복을 입게 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주장 후도 유리는 "일본이 첫날 싱글 스트로크 매치플레이에서 점수로는 비겼지만 타수로는 1타 앞섰기 때문에 기분상으로는 우리가 이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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