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 등소평 아들 첫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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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실권자 등소평의 아들 등푸팡(40)은 13일 생애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문화혁명기간(1966∼1976년)중에 4인 방이 이끄는 홍위병들로부터 엄청난 고통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문혁때 입은 피해로 하반신불구가 된 등푸팡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기자회견 장에 나타나 『인민들이 문혁 기간 중에 엄청난 수난을 겪었으며 나도 희생자중의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상고머리에 동안인 등은 그러나 20여 년 전에 일어난 이른바 『10년 대재앙』중에 겪은 쓰라린 경험을 자세하게 털어놓지는 않았다.
미확인보도에 따르면 문혁 발발 당시 북경대학 물리학도였던 등은 홍위병들이 그를 학교4층 창문 밖으로 집어던지는 바람에 척추가 부러져 불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등소평과 비슷한 인상을 풍기고있는 등푸팡은 『문혁과 그 당시 겪은 나의 경험이 워낙 복잡한 문제인데다 지금 와서 회상할만한 유쾌한 경험도 못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담을 늘어놓고 싶지 않다』면서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다.
등푸팡은 문혁과 각종산업사고로 불구가 된 중공 인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는 통계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들 신체장애자들이 정치생활과 결혼문제등 사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가족과 친지들에게까지 고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보도들은 등소평의 처 추린과 딸도 문혁때 불구가 된 것으로 전하고있으나 등푸당은 이에 대해 입을 열려 하지 않았다.
이날 등의 기자회견은 장애자를 위한 복지기금의 설립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등 자신은 14일부터 업무를 개시하는 복지기금의 부 주임이다.
등소평은 세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등푸팡의 결혼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등소평의 아들 중 한 명은 미국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등푸팡은 캐나다에서 3년간 치료를 받았으나 건강상태가 호전되지는 않았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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