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가뭄 3월중에도 해갈 어려울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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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국적으로 가뭄이 극심하다.
겨우내 지속되어온 가뭄은 3월을 맞아서도 해갈될 징조를 보이지않고 있다.
가뭄으로 곳곳에서 보리등의 월동작물이 피해를 입고 있을 뿐아니라 앞으로 시작될 벼농사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것으로 예상돼 이에대한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같다.
5일 현재 전국적으로 예년겨울철 강수량을 넘긴곳은 울릉도 한곳뿐으로 전국이 가붐권에 들어있는 상태.
특히 대관령·강릉·울진등 영동지방과 포항·울산·부산등 영남지방, 그리고 제주지방등은 예년보다 무려 1백50mm이상이 적게 내려 심한 식수난까지 겪고있다.
중앙기상대가 집계한 자료에의하면 지난해 11월1일부터 2월말까지 4개월간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반에도 못미치는 양이다.
가뭄이 가장 극심한 진주의 경우 4개월간 단 11·3mm의 비나 눈이 내려 예년평균 1백60mm의 불과 7%에 해당하는 강수량을 보였다.
같은 영남지방인 울산과 부산도 강수량이 각각 17·4mm(예년평균1백73mm), 17·5mm(예년평균1백75mm)로 10%수준에 머물러있는 실정이다.
대구지방도 지난 4개월간 4차례에 걸쳐 고작 12·5mm의 비나 눈이 내려 예년평균 (1백8mm) 의 12%에 못미치는 강수량을 보였다.
한편 절대강수량이 부족한 지역을 보면 서귀포가 1백4mm로 예년평균(2백74mm)보다 1백70mm나 적게 내렸다.
영동지방의 대관령과 울진도 각각80·8mm와77·6mm로 예년보다 1백55mm의 부족현상을 보이고있다.
호남과 충청지방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수가 34·5mm로 예년보다 1백6mm가 덜 내렸고, 광주·전주는 예년의 반정도인 91·7mm, 87·2mm의 강수량을 보였다.
대전과 청주도 예년보다 83mm가 부족한 형평이다.
서울을 비롯한 인천·수원등 경기지방은 강수량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좋은 편으로 예년보다 50∼60mm 정도 적은 강수량을 보였을뿐 이다.
이와같이 금년 겨울에 극심한 가뭄현상이 나타난것에 대해 중앙기상대 박용대예보국장은 『일부에서는 폭설등 눈이 많이 내려 겨을철 강수량이 많은것같은 착각도 들지만, 겨울내내 대륙성 한랭고기압이 우리나라 기상을 지배하는 바람에 전반적으로 맑은 날이 많았고 또 대기중의 습도가 낮아 전체적으로 강우나 강설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고 설명했다.
농사나 식수를 위해서는 3월이후의 봄기상이 어떻게 될것이냐는것이 더욱 중요한 관건이 된다.
겨울가뭄이 극심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물의 이용를이 높아지는 봄철에 충분한 강수량이 있으면 해갈이 되는때문이다.
예년의 경우 3월에 우리나라에는 40∼1백mm의 강수량을 보였는데 이정도의 강수량만 확보된다면 해갈은 될수있다는것이 기상전문가들의 얘기다.
그러나 중앙기상대가 발표한 3월기상 전망에서는 충분한 강수량이 기대되지 않고 있다.
3월에는 대륙성고기압이 서서히 약화되고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게될 것이지만 중순이후 다시 대륙성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
따라서 중순을 제외하고는 역시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을 보일것이라는것이 3월의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1,2일 전국적으로 눈이 내렸지만 이것은 해갈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적은 양이었다.
이같은 기상패턴이 계속될 경우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강수부족에 10∼40mm정도가 더 가중되어 농사에 큰영향을 줄수 있다는 얘기다.
겨울가뭄이 심화되자 농수산부는 지난2월부터 각시군에 가뭄대책추진상황실을 설치하고 보유양수기와 송수호스등을 무상지원하거나 보리·마늘·양파등 월동작물에 대한 피해방지에 부심하고 있다.
모내기는 5월중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4월의 강수량이 농사를 좌우하겠지만, 4월의 시작되는 보온못자리 등을 위해서 지금부터 가뭄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될 형편에있다.
기상전망대로 3월을 통해 오히려 가뭄이 심화될경우 지하수가 유일한 해결책이 될수밖에 없는데 그사이의 가뭄으로 지하에 축적된 수량이 적어 더 큰 노력이 요구된다.<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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