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TV' 지상파DMB 첫 방송 화면 끊기고 재탕 프로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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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5월 시작된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에 이어 1일 지상파DMB 본 방송이 세계 처음으로 시작되면서 '내 손안의 TV'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지상파DMB는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멀티미디어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아직은 반쪽 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취재팀이 지상파DMB 단말기를 들고 수신 상태를 확인해 본 결과 지하철과 지하 주차장, 건물 내부 등에서는 방송이 아예 잡히지 않거나 자주 끊겼다. 버스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지하차도나 큰 건물을 지날 때면 십여 초씩 화면이 깨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는 지상파DMB가 남산.관악산.용문산 송신소에서 발사하는 지상파 방송 주파수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수신율이 떨어지는 지역에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방송 3사와 YTN 등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내년 1월까지 서울 지하철 5~8호선 구간에, 6월까지 1~4호선 구간에 중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따라서 내년 하반기께 수도권에선 끊김 없는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국 서비스는 일러도 내년 말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DMB는 SD.HD급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대신 이동 수신이 자유로운 디지털 방송의 일종이다. 인공위성을 활용하는 위성DMB는 이동통신사의 주도로 SK텔레콤의 자회사인 TU미디어가 운영하고 있다. 매월 1만3000원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지하에서도 화면이 끊기지 않는다.

현재 가입자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방송국 송신소를 이용하는 지상파DMB는 무료지만 방송사와 통신업체, 단말기 제조업체 간의 이해가 엇갈려 출발부터 순탄하지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LG전자 등을 중심으로 PMP.PDA.노트북 등에 DMB 수신 기능을 추가한 20여 종의 신제품이 나왔으나 이용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지상파DMB 겸용 휴대전화 단말기는 선보이지 않고 있다. 단말기 제조사들은 개발을 끝냈지만 통신사업자들이 위성DMB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판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지상파 낮 방송을 재전송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콘텐트도 문제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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