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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이코노미쿠스] 디카프리오, 친환경 리조트개발사업…최소 수천만 달러 수익 거둘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친환경 리조트를 짓겠다는 벨리즈의 무인도 ‘블랙어도르 카예’
디카프리오가 지난해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하늘엔 구세주, 땅에는 건물주’.

금리 1% 시대 ‘따박따박’ 월세 나오는 빌딩만 있다면 세상이 참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을의 설움을 겪을 필요도, 직장에서 눈치 볼 필요도 없을 테니…. 오죽하면 초등학교 어린이의 장래 희망이 ‘건물주’이겠습니까.

서민들에겐 실현 불가능한 꿈이겠지만, 30초짜리 광고 한 편에도 수억 원을 받는 연예인이라면 얘기가 다를 겁니다. ‘꿈은 이루어’지겠죠.

지난 1월 배우 손예진은 서교동 합정역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을 93억5000만원에 사들였다고 합니다. 대지 496㎡(150평), 건물 278㎡(84평) 규모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건물을 허물고 15층까지 신축하면 150억 이상의 시사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배우 원빈도 최근 소위 ‘뜬다는’ 성수동 골목길에 지상 4층 규모의 빌딩을 구매했다고 합니다. 평당 3000만원이 넘는다는데, 시세가 약 21억원이라고 합니다.

4월 벚꽃이 필 때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벚꽃 엔딩’의 저작권자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 역시, 어머니와 공동 명의로 대치동에 대지면적 약 195㎡(59평), 연면적 385㎡(116평) 건물을 지난해 20억원 정도에 사들였다고 합니다. 빚이 절반(대출 7억5000만원, 전세 4억5000만원)이 넘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부럽습니다.

이런 한국연예인들의 부동산 사랑은 할리우드 스타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입니다. 그야말로 (미) ‘대륙’의 스케일이죠. 이 사람들은 아예 섬을 통째로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조트 전체 조감도. 일부 빌라는 바다 위에 활 모양으로 건설될 계획이다.

영화 ‘타이타닉’의 꽃미남(지금은 약간 ‘역변’한 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41)가 최근 화제가 됐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디카프리오가 중앙 아메리카의 벨리즈 연안에 있는 약 42만㎡ 크기의 무인도 ‘블랙어도르 카예’에 2018년 친환경 수상 리조트를 열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디카프리오는 이 섬을 2005년 175만 달러(약 19억원)에 샀습니다. 첫 방문 때 “마치 천국에 온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이 섬에 반했다는데요, 무려 10년 동안이나 이 섬을 개발할 적당한 업자를 선정하느라 고심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낙찰된 곳은 뉴욕 부동산 개발업체 델로스. 이 곳과 손 잡고 이 섬을 친환경 리조트로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블랙어도르 카예는 이미 어류 남획과 해산물 구이를 위한 땔감 채취로 맹그로브숲이 파괴되는 등 환경훼손이 심각한 곳입니다. 디카프리오는 환경 파괴를 피하는 것을 넘어 생태환경을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리조트 밑에는 인공 산호초와 물고기 쉼터를 만들고, 섬의 생태계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기 위해 리조트의 일부는 바다 위에 활 모양으로 건설될 계획입니다. 손님들 역시 ‘환경 친화적’이어야 합니다. 플라스틱병에 든 생수를 가져오지 못하는 등 소지품에 제약을 받습니다(이를 위해 손님들은 방문 전에 미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군요).

섬 내부에 들어설 빌라의 조감도. 48개는 개인들에게 분양될 예정이다.

또 헬스와 웰빙 분야의 전문가와 손잡고 방문 기간 동안에는 헬스와 안티에이징에 초점을 맞춘 웰니스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그래서 이 리조트의 이름이 ‘복원가능한 섬(Restorative Island)’인가 봅니다. 생태환경도 복원하고 손님들의 심신도 복원하고).

디카프리오의 구상을 허투로만 넘길 수 없는 게 이 리조트 개발을 위해 지난 18개월간 디자이너ㆍ과학자ㆍ엔지니어ㆍ조경사 등 전문가들이 섬에 머무르며 조사했고, 앞으로도 주변 환경에 리조트카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비판적 입장도 있습니다. 코넬대 호텔경영학과의 잰 H 카츠 부교수는 “어떤 호텔도 그곳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일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정말로 지속가능성을 신경쓴다면, 비행기 타고 외떨어진 섬에 가 쓰레기나 만들면서 이산화탄소를 소비하는 대신에, 그 돈을 환경보호프로그램에 기부하라”고 꼬집었습니다.

진실이 무엇이간 간에 소위 ‘에코 투어리즘’은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여행 트렌드입니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고 방문지의 자연 환경을 보호하는데 힘쓰는 목적의 여행입니다. 벨리즈는 특히 인구 34만1000명(CIA 월드팩트북)의 작은 국가인데, 에코투어리즘이 발달했습니다. 세계자원연구소에 따르면 산호초와 맹그로브숲과 연계된 관광업이 연간 1억9600만 달러(2014년 벨리즈 국민총생산(GDP)의 약 12%)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고 합니다.

디카프리오가 개발하는 리조트에는 총 68개의 빌라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중 48개는 분양 예정인데 빌라당 가격은 500만~1500만 달러(55억~16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1998년 환경보호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건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에도 참석했고요. 열렬한 환경운동가입니다.

이번 리조트 건설도 환경 보호 차원에서 이뤄지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어쨌든 빌라를 분양해 디카프리오는 최소 수천만 달러의 수익은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월세 따박따박 받겠다는 한국 연예인들은 정말 ‘소박’한 거였네요.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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