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부동산서 U턴한 자금 증시로 굴러올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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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정부가 연일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수도권 일원과 신도시 개발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잡아보기 위한 것이다.

정부 정책은 아직까지 확실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여유자금을 가진 사람들이 부동산을 대체할 만한 투자처를 찾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시장 곳곳에서 소위 '투기'로 불리는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지난주 증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고객예탁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거래소 시장은 극도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주말 종합주가지수는 611.51로 전주에 비해 0.7포인트(0.11%)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4억주를 웃도는 가운데 한주간 1.64포인트(3.75%)가 상승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거래소 시장이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주가변동폭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증시 쪽에 단기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유입되는 전조가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해석을 한다.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대책을 감안할 때 조만간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치고 자금이 증시로 돌아올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주에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거래소 시장에서 지난주 5천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해냈지만 프로그램 차익잔고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오는 6월 12일 '트리플위칭데이(주식.선물.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가 다가오면서 선물시장의 투기적 매매로 인한 현물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있다.

코스닥 시장은 추가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지난 주말 개인투자자들이 나흘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 차익매물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이번주에는 4월 중 산업활동동향(29일), 5월 소비자물가동향(30일)이 각각 발표된다.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정부 내에서 논의 중인 추경편성 규모나 투입 대상, 추가금리 인하 등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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