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장기침체 가설 도전받는 로런스 서머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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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호 18면

중앙포토

로런스 서머스(61·사진) 전 미국 재무장관이 자신의 주장을 비판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글에 반박글을 올리며 ‘블로그 설전’에 나섰다. 유태계 미국인인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함께 미국 경제학계 ‘3대 천재’로 불린다. 16세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입학하고 27세에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서머스는 28세의 나이로 하버드대 역사상 최연소 종신교수에 올랐다. 1999년 빌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내고 하버드대 총장을 거쳐 2009년 버락 오바마 정부의 첫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을 지냈다. 2013년 서머스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월가의 대형 금융기업에서 고문 활동을 하며 거액을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버냉키와 반박·재반박 거물간 ‘블로그 설전’

서머스와 버냉키의 전쟁은 버냉키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달 31일 블로그를 통해 서머스 전 장관이 2013년 주장했던 장기 경기침체(secular stagnation) 가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버냉키는 “미국 경제는 장기 경기침체 국면과 무관”하며 “설사 장기침체 상황이라 해도 서머스가 제시한 재정지출 확대 정책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머스 장관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타당한 재정정책을 과소평가 하지 말라”고 반박했지만 버냉키는 “현 상황을 장기침체로 보는 것은 해외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전제”라고 재반박한 상태다. 까칠한 성격으로 유명한 서머스 역시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어떤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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