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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라던 K-11 복합소총 이번엔 탄약 결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산 명품 무기로 각광을 받으며 수출을 타진하던 K-11 복합 소총에서 또다시 결함이 발견됐다. K-11복합소총은 기존 5.52㎜ 총렬 위에 20㎜ 유탄발사기(공중폭발탄)를 장착해 공격력을 배가한 무기다. 레이저 거리 측정기로 거리를 맞춘뒤 유탄을 발사하면 적의 머리 위나 뒷쪽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개발 당시 군 당국은 "미국도 개발에 실패한 무기로 명품"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사격통제장치가 여러차례 파손되면서 전력화가 지연된 데 이어 이번에는 공중폭발탄이 고출력 전자파에 노출될 경우 폭발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일 "기존의 결함들은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업체에게 보완을 요구했다"며 "최근 실험에서 60Hz 저주파대역의 고출력 전자파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수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더라도 전자기폭탄 등에 노출될 경우 폭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방사청 관계자는 "실험실에서 결함이 발견된 내용으로 야전의 자연상태에서 폭발가능성이 있는지 한국전자파연구소에 시험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폭발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방사청은 현재 보유중인 15만발의 20㎜ 공중폭발탄을 폐기하거나 전시용 비축 탄약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공중폭발탄 1발의 양산가는 16만여원으로 이를 폐기할 경우 240억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셈이 된다.

K-11은 소총은 현재 900여정이 야전에 보급돼 있으며, 군 당국은 모두 4000여 정을 배치할 계획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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