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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에게 듣는다 ② 김장수 "내이름은 '김사드'가 아닙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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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주중국대사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의 한 중식당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자꾸 사드, 사드 하시는데 제 이름은 ‘김사드’가 아닙니다. 경제, 문화 등 할 게 많습니다.”

김장수 신임 주중대사가 30일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열린 외교부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농반진반으로 한 말이다. 그만큼 김 대사의 첫 간담회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사드와 관련해 중국을 설득할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김 대사는 “사실 위주로 말씀드리면. 미국이 사드배치를 결정했다고 나온 것도 없고, 그걸 근거로 우리한테 요청했다는 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해 중국에 어떻게 설득하겠느냐고 물으면, 그것은 없는 실상을 갖고 직접 가서 설득을 할것이냐 말것이냐 하는 것인데, 이는 대사로서는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의 새로운 신분인 외교관스러운 답변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사드 배치에 있어)어떤 결정이 날 적에, 한다 안한다 날 적에는 제 논리대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군인스러운 답변이었다.

국가안보실장 출신인 그에게 사드 배치의 효용성을 물었다. 김 대사는 “아직까지 사드와 관련해 (미국이)우리에게 기술적인 기여를 제공했다든지, 기술 교범을 제공했다든지, 운용의 특성을 제공했다든지 하는 것은 들은 바가 없다”며 “그런 것을 다 본 후에야 ‘아 그래서 중국이 싫어하는구나’ 그런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그에 대해서는 아직은 저도 모르고, 한국정부 내에서도 누구도 그문제를 명쾌하게 생각할 수 없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교묘히 빠져나갔다.

김 대사는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수차례 이야기했듯 '북핵을 결연히 반대한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 그리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관련해서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공동의 방침은 한중 간에 똑같다. 이와 과련한 한중 공조는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6자회담과 관련해선 “중국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러시아까지도 어떤 조건과 관련해선 상당한 진척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있다. 그 조건을 설명하기 위한 탐색적 대화가 필요한데 그 탐색적 대화를 위해 외교당국 간에도 상당한 의견 교환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대해 묻자 “아직 실질적으로, '언제 방문할 것이다', '방문을 받아들일 것이다', '말 것이다' 하는 구체적 사항이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이 대외교류를 계속 확대하는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북중간에, 김정은 방중과 관련해 어떤 동정이 있는지 없는지 하는 것은 살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전승 70주년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참석 여부를 발표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여러 동향과 제반사항을 고려해 (대통령이)신중하게 결정하실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가고 러시아는 안 간다, 혹은 러시아는 가고 중국은 안 간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같이 통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한중 양국은 현정부 들어 양국 정상들의 돈독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의 내실화를 공동목표로 설정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적교류 등 제반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양국 정상들께서 지난 2년간 두차례의 공동성명을 통해 한중관계 발전의 기본골격을 만들어주신 만큼 앞으로는 이 골격에 살을 더 충실히 붙여 양국관계 발전의 풍부한 결실을 거둘수 있도록 대중외교의 최일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유지혜·안효성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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