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되기도 전에 갤S6 과열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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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DB]

24일 오후 서울 종로의 A이통사 대리점. 점심시간을 이용해 들른 손님들이 잠깐 북적이다가 대부분 빈손으로 돌아갔다. 직원 김모(27)씨는 "갤럭시S6가 출시되면 연락 달라고 전화번호를 남기는 손님들이 많다"며 "‘쌍엣지’라고 불리는 갤럭시S6엣지의 출고가 정보를 많이 물어본다"고 전했다.

영국의 맞춤형 디자인 업체 골드지니는 순금(24K)으로 도금된 갤럭시S6의 사전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아직 공식 출시도 하지 않은 제품의 럭셔리 버전이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골드ㆍ로즈골드ㆍ플래티넘 등 3종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1664파운드(약 280만원)부터다.

다음달 10일 갤럭시S6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주요 조사기관과 증권사들은 올해 갤럭시S6 판매대수가 5000만대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날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과 주요 이통사 직영점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출시에 앞서 일반 소지자에게 제품을 공개하는 사전 체험행사다. 방문객들은 카메라ㆍ동영상 등 내부 기능을 시험하고, 단말기의 디자인을 꼼꼼히 살피곤 했다. 이처럼 관심이 높다보니 SKT와 KT는 ‘예약판매 시작 알림 예약’이라는 전에 없던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쉽게 말해 ‘예약시작 안내’를 예약해주는 서비스다. 정식 예약판매에 앞서 관심 기종, 색상과 이름·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예약판매가 시작될 때 관련 정보를 앞서 받아볼 수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돌풍 조짐에 이통시장도 숨을 죽이고 있다. 공식 출시일까지 휴대전화 교체를 미루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통사들이 S6 출시 이후 쓸 보조금 ‘총탄’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보조금을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달 1일 S6가 공개된 이후부터 지난 21일까지 번호이동이 일일 2만건 이상을 기록한 날은 이틀(2ㆍ16일)에 불과했다. 보조금이 줄고 휴일도 많아 시장이 침체됐던 지난달(총 9일)의 4분의 1도 안된다.

소비자의 눈은 출고가와 공시보조금으로 쏠려 있다. 전자ㆍ이통업계에 따르면 S6 출고가는 32GB 모델 기준 85만원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S5(당시 출고가 86만68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얼리어댑터들의 관심이 높은 S6엣지(32GB) 출고가는 90만원대 중반이 유력하다. 64GBㆍ128GB는 이보다 10만~20만원 비싸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론칭행사에서 공개한 출고가보다도 약간 낮은 수준”이라며 “달러 강세인 상황을 고려한 데다, '출고가를 낮추라'는 정부의 압박도 반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은 삼성전자도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24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삼성 갤럭시S6 퍼스트룩’ 패션쇼를 개최했다. 패션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을 통해 디자인에 민감한 여성 소비층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흥시장 거점인 인도 델리와 칠레 산티아고에 이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러시아에서도 공개 행사가 이어진다. 국내에서도 사전 체험행사를 다음달 10일까지 전국 1400여개 매장에서 진행한다. 50여 개 매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던 S5 때의 30배 규모다.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찍은 '셀프 카메라' 사진을 보여주며 “카메라 화질이 좋다”고 했다. 기능에 대해 만족하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페이에 대해선 “6~7월쯤 돼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관건은 이런 분위기가 실제 판매로 이어질 것이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S5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디램익스체인지의 시장전망보고서에 따르면 S6와 S6엣지의 올해 판매량은 당초 예상보다 20% 이상 늘어난 5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드웨어 성능이 개선되고 디자인도 예상보다 매력적”이라며 판매 전망치를 4100만 대에서 5100만 대로 올렸다.

일각에서는 S6 출시 이후 불법 보조금 등 이통시장의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최근 중고폰 선보상제ㆍ후보상제 등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제동에 걸려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S6 훈풍을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상반기 최대 기대작인 갤럭시S6로 이통사 간에 다시 한판 경쟁이 붙을 것”이라며 “초반 공시 보조금과 프로모션 전략에 따라 상반기 실적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ㆍ박수련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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