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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보다 가는 나노선 두께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기술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다양한 두께 모양의 반도체 나노선
박홍규 교수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반도체 나노선(Nano Wire) 두께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합성기술이 개발됐다. 나노선 두께가 달라지면 흡수하는 빛의 종류도 달라진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상용화하면 원하는 빛만 골라 감지하는 광(光)소자, 값싸고 간편한 광(光)검출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물리학과 박홍규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과 반도체 나노선의 껍질 구조를 만들어 선 두께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노선은 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머리카락 두께의 10만분의 1) 단위의 두께를 갖는 선형(線形) 물질을 가리킨다. 나노선은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크고, 두께에 따라 전기적ㆍ광학적 성질이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그간 새 광학소자 등을 만드는 데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선 두께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 힘들다는 점이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실리콘 나노선의 ‘껍질’을 주기적으로 키우는 방법을 찾아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낮은 압력의 가스를 주입하면 선의 축 방향으로 껍질이 생겼고, 합성 조건을 달리하면 껍질의 종류ㆍ두께, 성장 주기, 단면의 모양 등이 달라졌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껍질 주기 6㎛(1㎛=100만 분의 1m)의 실리콘 나노선이 두께에 따라 다양한 광학적 특서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 나노선의 껍질이 얇은 부분은 파란색 빛만, 껍질이 두꺼운 부분은 초록색 빛만 주로 흡수했다.

박 교수는“이번 연구로 나노선 합성이라는 새로운 연구분야를 개척했다”며 “원하는 빛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 광소자를 개발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나노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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