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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돌풍, 동부산성도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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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리카르도 포웰

반란은 계속됐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돌풍이 4강 플레이오프(PO)에서도 이어졌다.

 전자랜드(정규리그 6위)는 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4강 PO 1차전에서 원주 동부(정규리그 2위)를 66-62로 물리쳤다. 6강 PO에서 서울 SK(정규리그 3위)를 3전 전승으로 잠재웠던 전자랜드는 4강 PO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규리그 6위 팀이 4강 PO에서 승리한 건 1998-1999 시즌 삼성 이후 16년 만 이 다.

 유도훈(48) 전자랜드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이 중요하다. 동부를 60점대로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수비를 탄탄히 해서 동부를 넘어서는 작전을 세웠다. 동부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69.1점만 내줘 10개 팀 중에 유일하게 60점대 실점을 기록했지만 평균득점은 73.4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반면 김영만(43) 동부 감독은 “전자랜드에 3점슛을 최대한 적게 내줘야 한다. 외곽에서 슛하기 어렵게 만들겠다”고 맞섰다. 팀 3점슛 성공률 34.9%로 2위에 오른 전자랜드의 장점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전자랜드는 1쿼터부터 동부를 몰아부쳤다. 리카르도 포웰(32)을 축으로 정영삼(31), 차바위(26) 등 슈터들을 앞세워 경기를 리드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동부가 김주성(35), 데이비드 사이먼(33)을 앞세워 기세를 올렸다. 전자랜드는 3쿼터에 11점에 그쳤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 전자랜드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전자랜드는 55-55로 맞선 4쿼터 종료 7분11초 전 정병국(31)이 3점슛을 포함해 연속 5점을 올려 기세를 올렸다. 정병국은 종료 1분39초 전 미들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등 4쿼터에만 9점을 몰아넣었다. 반면 동부는 60-62로 뒤진 4쿼터 종료 2분36초 전 김주성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한 게 뼈아팠다.

 유 감독의 예상대로 전자랜드는 동부를 60점대로 막았다. 반면 김 감독의 예상과 달리 동부는 전자랜드에 3점슛 9개를 내줬다. 전자랜드는 포웰이 21점 10리바운드, 정영삼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8점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동부는 사이먼이 19점 11리바운드, 김주성이 17점으로 분전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저조했다.

 정규리그 6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은 프로농구 통산 19년동안 한번도 없었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우리 팀만의 집중력이 계속 살아나고 있다. 한계 상황에서도 선수들에게 믿음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포웰은 “우리는 절대 정규리그 6위 팀이 아니다. 동부도 이제는 우리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양 팀의 2차전은 21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원주=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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