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국, 머리로 2골 '정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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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0순위로 꼽히던 정조국이 부진하자 안양 조광래 감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왔는데 어찌 안 떨리겠어. 그래도 공 예쁘게 차는 친구야. 그만한 재목이 없으니 조금 더 지켜보자고"라며 기대를 놓지 않았다. 그런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것일까. '차세대 스트라이커'정조국(안양)이 머리로만 두골을 몰아넣으며 신인왕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21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 정조국은 0-1로 뒤진 후반 11분 최태욱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 동점을 만든 데 이어 2-1로 앞선 후반 27분엔 미드필드 부근에서 날아온 센터링을 또 다시 헤딩슛, 쐐기골을 넣어 2연패에 몰렸던 팀의 4-1 대승을 주도했다.

시즌이 개막할 때만 해도 청소년대표팀에서 부동의 원톱으로 나섰던 정조국은 최성국(울산)과 함께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였다. 그러나 시즌 초반 최성국이 데뷔전에서 골을 넣고,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을 넘나들며 한창 주가를 올릴 때 정조국은 별반 눈에 띄지 않았다.

프로 데뷔 일곱경기 만에 가까스로 골맛을 보았으나 지난 11일 우승 후보 성남과의 맞대결에선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쳐 패배의 책임을 고스란히 뒤집어 쓰기도 했다.

두 팀은 김치곤(안양)과 박준홍(광주)이 나란히 자책골을 넣어 프로 통산 처음으로 한경기에서 두개의 자책골이 나오는 진기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전북은 '삼바 듀오' 마그노와 에드밀손의 득점포에 힘입어 포항을 2-1로 물리치고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대전을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갔다. 전북은 전반 시작하자 마자 마그노가 인터셉트에 이은 오른발 강슛으로 손쉽게 선취점을 뽑았다.

6분 뒤 포항에 동점골을 허용해 무승부로 끝날 듯 했으나 후반 인저리 타임 때 최영훈이 오버헤드킥으로 문전으로 찔러준 볼을 에드밀손이 긴 다리를 쭉 뻗어 감각적으로 꺾어 차 짜릿한 승리를 올렸다. 마그노는 8골째를 넣어 김도훈을 제치고 득점 단독 1위로 나섰다.

대구도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23분 노상래의 동점골에 이어 종료 직전 얀의 센터링을 호제리오가 헤딩골로 연결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부천은 전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라운드를 마감해야 했다.

성남=진세근, 부천=정영재 기자,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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