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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충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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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충주는 가야금의 고장이다. 충주인들은 탄금대를 충주의 상징처럼 생각하고 있다. 충주시를 어루만지듯 끼고 흐르는 남한강과 달천강의 합수머리에 위치한 탄금대엔 악성우륵의 숨결이 서려 있다.
신라로 귀화한 가야인 우륵이 우거하며 가야금을 정립한 곳이다. 그일대엔 지금도 탄금부락·맥금부락·금제부락등 「금」자 지명들이 산재해 있는데, 마치 아름다운 소리를듣고 모여들어 사는 사람들만큼이나 인심 또한 온후하다. 올해로 14회째 맞는 우륵문화재는 이 지방인들이 자랑하는 문화축제다.
또 충주는 이른바 중원문화권의 중심지다. 예로부터 고구려·백제·신라가 각축, 삼국의 냄새가 함께 풍기는 곳이다. 그만큼 유물·유적이 풍성하며 충주문화 또한 이를 배경으로 이뤄져왔다.
충주문화의 견인역은 예총충주지부(지부장 이덕준)와 충주문화원(원장 김풍식), 그리고 충주의 옛이름을 딴 예성 (예성) 동호회(회장 최영익) 가 맡고 있다.
지난 71년 창립돼 2백30여명의 회원이 활약중인 예총지부는 전국 27개지부의 어느곳 못지않게 활기찬 창작활동을 펴고있다.
산하에 문인협회 (지부장양채영·50·용원국교교사) 국악협회 (지부장 윤일로·연초소매인조합상무) 사진협회(지부장 임승규·43·충주여상교감) 연극협회 (지부장 최회원·48·「코택」이사) 미술협회 (지부장 이윤진·47·미술재료상경영) 음악협회 (지부장이상영· 52·충주북여중교사) 무용협회(엄정자·29·무용학원경영) 등 7개협회가 있다.
이중 문인협회 산하 문인들의 모임인 충주문학회(회장 양채영) 와 중원문학회(회장 안병찬)는 이미 동인지『충주문학』『중원문학』을 4집까지 퍼내면서 향토문단을 살찌우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71년 청주인들과 함께 발족한 『내륙문학』 (회장 박재윤) 이 충북문학을 끌어나가고 있다. 원로시인 박재윤씨, 소설가 강준희씨, 시인 정연덕·김재명·안병찬씨, 아동문학가 박상규씨, 수필가 윤송연씨등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진다.
연극협회 산하 예성극회는 생긴지 5년여만에 지난해 충북소인극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다시 중앙대회에서 은상을 따내 충주인들의 자랑거리가 됐으며 미협산하미술동호회, 국협산하 시조인들의 모임인 시녀회, 사진작가들의 활동도 돋보인다.
이덕준지부장은 『향토예술활동은 지방여건 때문에 특히 의욕만으론 힘들며 단계적 육성이 중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우륵문화제에서 전국규모로 개최해온 시조경창대회·가야금경연대회·사진촬영대회등은 더욱 내실을 다지며 지난해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된 충주인 신한승씨 (55) 의 태견 보급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가야금의 계승·보급운동을 펴 대대적인 가야금붐을 일으킬 예정.
이미 충북도청 (지사 강우혁)의 특별지원으로 가야금40대를 확보하고 학생 시민을 위한 가야금연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충주여중·여고는 가야금전담반을 두었으며 국악교사를 따로 배치했다.
충주문화원의 관심은 특히 우륵문화제와 전통문화보존에 쏠려 있다.
김풍식원장은 『향토문화를 키우는 운동은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히 계속되는 운동』 이라면서『하루속히 중앙집중적 문화현상이 해소돼야겠다』 고 강조했다.
충주문화활동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락성동호회의 활약상이다. 지난78년 『삼국의 자취가 함께 살아 있는 이곳을 훑어, 가려진 부분을 찾아보자』며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이 지역을 뒤지기 시작했다. 처음 9명의 회원으로 출발, 현재동인지『락성문화』를 4집까지 냈다.
주로 주말을 이용,충주를 중심으로 중원군·제천군·단양군·음성군·괴산군·제원군·청풍군등을 2백여회 답사, 이제 발닿지 않은곳이 없을 정도다. 78년 중원 고구려비, 청룡사 진각국사 정혜원융배등을 발견, 학계의 도움으로 국보로까지 지정케 한것을 최고의 업적으로 자부하고 있다.
최영(여외강과 함께 현재 장기덕(충주상고 교장)김풍식(문화원장) 김에식(충북도경) 유창종(검사) 유병준(충북문화재위원)씨등 13명의 회원이 활약중이다.
이들이 모은 유물 7백여점은 현재 「중원문화유물전시실」에 보관, 전시중인데 장차 이지역 박물관 건립의 모태가 될것이다.
충주문화인들은 앞으로 우륵의 상·가야금 상의 정립, 전국규모의 우륵문화제, 가야금연구소와 대학 국악과신설, 가야금 공장유치와 함께 중원문화권의 전통문화의 발굴·계승에 박차, 충주를 충주댐에 연한 호반의 문화예술도시로 겨냥하고 있다.

<충주=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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