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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코리안] 세계 톱10 향한 '당당한 워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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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박혜림. 한인 1.5세. 세계 모델 순위 38위. 한국인으로서 전세계 모델 순위에서 50위 안에 든 것은 박씨가 처음이다.

그는 미국에서 '하이 박', 유럽에서 '히예 박'으로 각각 불리운다. '200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프라다 스페셜 코너를 통해 주목받은 뒤 뉴욕.밀라노.파리.런던 등 4대 패션 도시에서 열린 각종 패션쇼를 휩쓸었다. 그리곤 1년 만에 전 세계 패션쇼 무대를 100회 넘게 누비고 다녔다.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캣워크(cat walk), 어떤 의상이나 메이크업에도 팔색조처럼 변신하는 이미지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인종차별의 벽을 뚫고 미국 패션모델계 진출에 성공한 한인 1.5세대 모델 박혜림이 한 패션쇼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걸어나오고 있다. [임상범 기자]

박씨는 중학생 시절인 1999년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로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갔다. 유타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던 중 지난해 10월 우연히 오디션에 합격했다. 곧바로 '트럼프 매니지먼트'라는 모델에이전시에 소속되면서 본격적인 모델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무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패션쇼였다. 전문적인 트레이닝도 받지 않고 연습삼아 섰던 무대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선은 그에게 쏠렸다. 세계 모델 순위에서도 올해 7월 49위로 올랐다가 9월부터 38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엔 패션 잡지와 각종 명품 브랜드의 카탈로그에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보그를 비롯해 W, 인 스타일, 프렌치 매거진 등 유명 패션잡지의 표지 모델을 맡았다. 최근엔 화장품 '맥'의 가을 시즌 메인 모델로 발탁돼 한국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매장에서 그의 얼굴을 간판으로 내걸었다.

모델업계에선 그의 가장 큰 매력을 '색깔 없음'으로 평가한다. 색깔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씨 스스로도 "모델로서 매우 중요한 무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모델계에서 그는 '잔다르크'로 불린다. 소수민족 출신 모델을 좀체 기용하지 않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이 그를 속속 캐스팅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동양계 모델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존 갈리아노의 크리스찬 디오르 무대에도 얼마 전에 섰다. 그의 다음 목표는 샤넬 무대에 서는 것이다. 샤넬은 소수민족 출신 모델을 캐스팅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모델이고 싶어요. 전 세계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톱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LA지사=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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