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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이 본 안드로포프 사후의 소련 "대미 대화신호 기대해 볼 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다음은「안드로포프」사망 이후의 승계문제, 미소관계, 소련의 새 권력층의 성향 등에 관해 미국 각TV들이 방송한 전문가들과의 회견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헨리·키신저」전 국무장관)=소련은「안드로포프」이후의 권력 재편과정을 외부의 큰 위협이 없는 가운데 치르기 위해 미국에 대해 평화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움직임이 보일 경우 미국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소련의 KAL기 격추사건이 있은 지 6개월, 중거리 핵무기제한협상에서 소련대표가 떠난 지 3개월이 지난 시기에「레이건」이 모스크바에 가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브레진스키」(전 안보담당보좌관)=「안드로포프」는 집권초기의 몇 달을 제외하고는 명목상의 지도자에 지나지 않았다.「브레즈네프」가 말년에 병약했던 기간까지 합치면 소련은 거의 지난 2년 반 동안 지도자 없이 지내온 셈이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장례식 때쯤이면「안드로포프」의 후계자가 선정될 테니까 새 지도자에게 미국 측은 대화를 재개할 시기가 왔다는 의사를 전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늦은 봄쯤 새 소련 지도자와「레이건」대통령간에 회담을 열어 군축문제와 중동문제 등 구체적인 문제에 관한 잠정합의를 시도해 봄직하다.
「브레즈네프」가 끝까지 권력을 쥐고 있다가 갑자기 숨을 거둔데 비해「안드로포프」는 벌써 수개월 전부터 이미 실권상태에 있었던 만큼 이미 후계자가 결정되었을지도 모른다.
▲「폴·원키」(전 SALT협상 미국대표)=「안드로포프」가 들어선 후 미소간에는 고위 지도간에 대화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안드로포프」의 사망이 핵 협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안드로포프」의 등장이후 소련군부의 영향력이 커진 듯 한 인상을 받고있지만 군부와 당 지도부 사이에 어떤 불협화음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안드로포프」의 후계자로는「체르넨코」같은 초대 지도자가 당분간 과도정권을 이끌고 가다가「고르바초프」또는「로마노프」등 50대, 60대가 다음세대 지도층으로 바통을 넘길 것으로 본다. 새 세대 지도자들이 들어서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제임즈·슐레진저」(전 국방장관)=현재 상황으로는 승계과정이 질서정연할 것 같다.
후계자는 정치국의 노인 중에서 나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변화보다는 지속성이 소련 정책의 주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새 지도층이 등장하면 보다 과감하게 소련의 군사력을 이용하려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안드로포프」사후의 전환기에 있어서 군부의 영향력은 중대할 것이다. 집권자들이 서로 군부의 지지를 얻어 세력기반을 넓히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후계자가 정해지면 군부의 영향력은 무시될 수 있다.
▲「맬컴·툰」(전 주소미국대사)=「안드로포프」의 후계자는 지난 4, 5년 동안 우리의 눈에 익은 지도자 중에서 나올 것이며 소련 정책에 근본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당분간 소련에 어느 지도자가 등장하는지 지켜 본 후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를 결정해야 될 것이다. 아직은 양국 간 정상회담 제의 같은 것은 조급하다.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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