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장기예금·증시로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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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리는 정직하다. 비록 엉거주춤한 조정이었지만 지난 1·23 금리조정이후 1년 미만 짜리 단기성예금이 빠지고 1년 이상 짜리 장기성예금·단자수신·증시자금 등이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하다. 마침 지난2일이 구정이어서 이 같은 시중 자금의 이동을 모두 금리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구정직전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1년 이상 정기예금이 크게 늘고 있는 것 등은 금리가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최근 금융당국이 지난달23∼31일 사이의 시중자금시장 흐름을 잡아 본 바에 의하면 이 기간 중▲금리가 1·6∼2%폭씩 내려간 1년 미만 정기예금이 2천8백85억원, 저축예금이 2천5백82억원씩 각각 줄었고▲금리가 1%포인트 오른 1년 이상 정기예금이 2천2백88억원이나 늘었다.
결국 은행의 단기저축성예금이 5천4백67억원 줄었고, 장기성예금은 2천2백88억원이 는 것이다. 여기에 요구불예금 2천5백75억원이 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이 기간동안 은행예금이6백4억원 준 셈이다.
한편 같은 기간 중 단자사의 총 수신은 구정직전임에도 불구하고 9백13억원이 늘었고, 주가지수와 주시거래량이 급격히 뛰어오르면서 증권사의 고객예탁금도 2백78억원이 늘었다.
특히 증권고객 예탁금은 하루를 맡겨도 연6%의 이자를 주므로 은행의 1년 미만 짜리 정기예금(연4∼6%) 보다 상대적으로 퍽 유리해져 앞으로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출차등금리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같은 기간동안 7개 시은 및 외환·국민·기업은행 등이 취급한 총 대출 1조9천9백98억원 중▲16·7%에 해당하는 3천3백9억원의 대출금이 연10%의 우대금리를 적용 받았고▲81·8%에 해당하는1조6천3백58억원의 대출이 연10·5%의 최고금리를 적용 받았으며▲1·7%에 불과한 3백31억원의 대출만이 연10·25%의 중간금리를 적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단계로 차등금리를 매기기에는 너무 폭이 좁아 대출금리가 이분화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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