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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주체간의 「불화」예방|조계종 총무원장 교체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 또다시 바뀌었다. 특히 이번 총무원장 교체는 이미 횃불을 높이 들어올린 이성철종정의 불교제도개혁 및 종단정화추진과 직접·간접의 미묘한 함수관계를 갖고있어 주목을 모은다.
현재의 총무원은 외형적으로 이종정이 천명한 개혁시한인 오는 3월초까지의 「50일 과도내각」에 불과하다. 업무 역시 개혁작업 지원 및 최소의 경상종무집행에 국한한다.
그러나 이 싯점에서의 총무원장 교체는 김서운 전총무원장을 정점으로 했던 기존개혁주체와 최근 새로 구성된 7인제도개혁위원회간에 흐르고있는 「난기류」해소의 중대 변수가 될수 있다.
이는 아직은 별문제가 없는 난기류가 자칫 이종정과 기존 주체세력간의 갈등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종단내외의 우려 때문이다.
또 하나는 종단을 대표해온 총무원장에 대한 일반의 고정관념과 임기전의 잦은 교체를 좋지않게 보는 「비판의 눈」이다.
김서운총무원장의 사퇴와 강석주새원장의 선출배경은 여의치못한 여건을 감안한 김원장의 자진 퇴진 및 개혁·정화추진을 위한 일대의 정지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흥사사태 수습의 돌풍속에서 새롭게 구성된 종단비상체제인 비상종단운영회의상임위 선출로 김원장이 총무원장에 취임한 것은 지난해 10월 중순-.
청년승가의 구종의지를 대표해 나선 원로인 김원장은 3개월동안의 재직에서 일단 신흥사사태를 유발한 황진경전총무원장 체제를 퇴진시키는데 성공했다.
소원장의 사퇴배경은 첫째 80을 넘은 고령의 건강이 일신상의 이유로 앞서있다. 다음은 총무원운영을 위한 재정조달의 한계-.
총무원재정의 핵인 본사분담금이 본사주지연합회측의 계속된 남부거부로 예산집행상의 편법인 기상문제까지도 여의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째는 조계사총무원 등원과정과 최근 모주간지의 미처 정리되지 못한 「호적관계」보도 등으로 인한 대내외의 이미지도 간접적인 퇴진배경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끝으로는 기존 개혁주체를 이끄는데서의 만점유지와 「유전」의 종단풍토를 조정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상종단운영회의 상임위가 새로 선출한 강석주원장은 현재 원로승려를 대표하는 「간판」으로 널리 알려진 범어문중의 거두.
석주스님은 지난해 9월의 원로회의에서 상임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도 끝내 고사했고 김전원장의 사전 총무원장 교섭권유에도 일단은 거부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총무원장 취임에 대한 태도가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곧 고사냐 수락이냐의 결판이 날 것 같다.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행정직 경험이 풍부한 원로인 그가 총무원장직을 수락할 경우 개혁주체의 역학관계에 다소의 내용전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구성된 제도개혁위의 해인(2명)·범어문중(1명)위원에 이종정과 직접 간접의 적지않은 영향력을 가질수 있는 강석주원장이 합쳐지면 이 두문중이 개혁주도의 방향을 이끌것 같다.
비상종단운영회의 발족과 함께 부상한 개혁주체인 청년승가는 지난해 12월12일 전국불교도 청년연합회에서 청년신도의 핵심체인 불교전국청년회(회장 배희웅)가 『발족의의대로 정변승려들이 본래의 자세에 돌아가줄 것』을 촉구하면서 탈퇴하는 자중지난을 겪었다.
어쨌든 이종정의 비상대권발동과 적극 주도로 박두해진 불교제도개혁 작업이 더 이상의 샛길에 빠져 시간을 허송하지말고 종단 사부대중의 화합된 뜻을 모아 추진돼야겠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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