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언론, 한반도 문제 상세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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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의 대화제의가 중공의 협조 내지 중공의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일부 보도에 따라 중앙일보 장두성 워싱턴 특파원은 11일 밤 북경으로 전화를 걸어 뉴스위크지 북경주재 특파원 「래리·로터」기자로부터 북경의 분위기를 알아보았다. 다음은 워싱턴-북경간의 긴급 전화대담을 요약한 것이다.
-북경의 신문들은 북한의 한국관계 3자 회담 제의 문제를 크게 보도하고 있는가?
-신화사 통신은 크게 다루고 있지만 각 신문들은 대개 조자양의 미국 방문기사를 1면에 크게 싣고 한반도관계기사는 대개 외신 면에 눈에 띄게 싣고 있는 정도다.
-중공외교부에서는 북한 제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 북한 측 제의가 중공 측의 발상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는데?
-중공 외교부 관리들도 북한의 제의를 적극 지지한다는 공식 논평을 했지만 아직 이 소식이 갓나온 후여서 인지 다른 관리들은 별로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온통 조자양의 미국방문이야기로 들떠있는 형편이다. 내가 만난 중공외교관들은 북한의 제의가 조자양의 방미 중에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고 계산된 타이밍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중공이 회의에 참석해서 4자 회담 될 가능성은 없는가?
-현재로선 북한제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만 표명하고 있다. 내 개인 생각으로는 중공이 4자 회담에 참가하는데는 많은 문제가 있을 것 같다.
-혹 북경주재 북한외교관들이 서방기자들에게 자기들의 제의를 홍보하려는 움직임은 없는가?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접근이 없었다. 동구권이나 중공·일본 기자들에게는 홍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 이야기 들은 게 없다.
-중공 측에서는 북한이 랭군사건 직전에 협상제의를 했고 그 사건 후에 다시 같은 제의를 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중공 인들은 랭군사건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확실하다. 또 폭발사건 직후에 다시 대화를 하자고 제의한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는 관리도 있었다. 동경에서 호요방이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북한의 제의가 이미 두 차례나 미국에 전달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북경에서 전달된 것 같은가?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지만 지난 수개월동안 북경주재 미국대사관은 한반도 관계로 중공외교부와 잦은 접촉을 했다. 그런 접촉은 물론 북한제의를 둘러싼 것이기보다 랭군사건 직후 북한이 자제하도록 중공이 영향력을 발휘하라고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그런 접촉을 통해 북한의 메시지가 미국에 전달되었을 수도 있다.
-미국대사관의 사교모임 같은데 북한외교관이 나타난 적은 없었는가?
-그런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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