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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봉사단' 떴다… 농촌 찾아 노래·탈춤 등 무료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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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상면 봉수리 상라실버타운 소극장. 유료 양로원인 이곳에서 탈춤.사물놀이.성주굿이 한시간 동안 신명나게 펼쳐지자 인근 주민 등 노인 1백여명은 박수를 치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경기도문화예술회관(관장 홍사종) 공연팀 10명이 양로원을 찾아 무료 공연을 한 것이다.

경기도 문예회관이 이처럼 경기도 내 농촌지역 구석구석까지 주민 곁으로 찾아가는 '모세혈관 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의 향기'를 읍.면.동까지 실어날라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을 누리지 못해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도농(都農)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문예회관측은 지역주민들이 공연을 신청하면 사전 방문해 주민들과 공연 내용과 일정에 대해 협의한다.

이를 위해 문예회관측은 한국전통무용.국악.민요.사물.풍물을 비롯해 연극.대중음악.영화음악.클래식 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아 주민들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다.

공연 장소도 읍.면.동사무소, 마을회관, 학교 강당, 공원 등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지금까지의 공연이 특정 장소에서 공연 주체가 일방적으로 정한 내용을 주민들이 찾아와 관람하게 했다면 문예회관의 이번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원하는 내용을 가지고 공연하는 '맞춤식 공연'인 셈이다.

공연 대상도 어린이.청소년.중장년.노인 등 모든 연령층을 포함한다.

공연팀은 소규모 공연의 기동성과 유연성을 살리기 위해 도립예술단 소속 20명으로 구성했다.

문예회관 측은 특히 노인층이 선호하는 풍물놀이 공연을 위해 10여명의 풍물놀이단을 초빙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오전 남양주시 가곡초등학교에서 열린 첫 공연에서는 '탈춤과 사물놀이', 같은 날 오후 안성시 양성초등학교에선 '클래식과 팝'을 연주해 주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9일 오후 화성시 해운초등학교에서는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통 무용과 민요'를 공연했다. 공연팀은 오는 27일 남양주시의 노인요양시설에서 전통무용과 사물놀이를 공연할 계획이다.

홍관장은 "문화 공동화(空洞化)현상을 보이고 있는 농촌지역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어 문화공동체(共同體)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며 "이를 계기로 지역주민들이 실생활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공연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 신청은 읍.면.동사무소에 비치된 신청서나 문예회관 홈페이지(www.kyculture.or.kr)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받아 희망 공연일시와 장소를 적어 문예회관 공연과(031-230-3276)에 팩스(031-230-3275)로 보내면 된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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