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58. 제대로 된 폴로 스루·피니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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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폴로 스루에 문제가 있습니다.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질 듯할 때도 있어요. 어떤 레슨프로는 임팩트를 하면서 몸을 목표 방향으로 빨리 회전하라 하고, 어떤 프로는 피니시 직전 몸이 저절로 회전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억제하라고 말합니다. 정답은 뭘까요.

폴로 스루나 피니시가 엉성하다는 건 스윙의 근본이 잘못됐다는 얘깁니다. 공을 치고 넘어질 듯한 자세가 나온다면 더욱 그렇지요. 잘못된 자세로 공을 세게 때리려는 생각만 앞설 때 흔히 그런 일이 생겨요.

골프스윙에서 언제나 염두에 둬야 할 건 '무게중심을 낮게 유지하라'입니다. 적당히 구부린 무릎과 상체의 각도가 늘 유지돼야 해요. 스윙하는 과정에서 상체가 불쑥 들린다거나 하체가 양옆으로 흔들려 버린다면 샷을 망치게 됩니다.

견고한 하체로 스윙을 리드하되 상체(팔과 어깨)는 정확한 자세와 궤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빼고 최대한 부드럽게 움직여야 해요. 한데 많은 분이 그와 반대로 하고 있어요. 즉 하체는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오히려 상체에 과도하게 힘을 줘 뻣뻣하게 경직되지요. 마치 무게중심이 허리 위에서 노는 듯한 불안정한 스윙이에요.

사진을 보면서 설명 드릴게요. 폴로 스루는 말 그대로 임팩트 이후 팔을 쭉 뻗어주는 동작이에요. 여러분은 사진 A의 자세가 나오세요? 오른손이 마치 악수를 하는 듯한 모습이 된 상태로 두 팔을 목표 방향을 향해 낮고 길게 던졌어요. 다운스윙 때 인→아웃사이드 궤적을 그리며 내려온 클럽헤드가 임팩트 직전부터는 목표 방향을 향해 일직선으로 쭉 뻗어나가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해야 스윙 아크가 커지면서 샷 거리도 늘고, 방향성도 좋아지지요. 만약 이 단계에서 왼팔을 일찍 구부리거나 오른팔이 공을 퍼올리는 식이 되면 결코 이런 자세가 나올 수 없어요. 아마추어 골퍼 중에는 백스윙은 어깨 뒤로 넘어갈 만큼 과도하게 하면서도 폴로 스루는 생략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하면 팔이 일찍 왼쪽으로 구부러져 올라가면서 샷 거리도 줄고, 거리도 짧으면서 악성 훅이 나오기 쉽지요. 그런 분들은 그 반대를 생각하세요. 백스윙은 간결하게, 임팩트 이후는 낮고 길게. 그래야 피니시도 제대로 만들어져요.

팔을 목표 방향으로 뻗어줄 때 체중은 왼발 쪽으로 넘어와 있어야 하고, 왼쪽 다리는 든든하게 원 위치를 지키고 있어야 해요. 임팩트 때의 '역(逆) K'자 기억하시죠? 왼쪽 축이 무너지거나, 체중이 오른쪽에 남아 있거나, 상체가 처음의 기울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들렸을 땐 중심을 잃게 돼요. 사진 B와 사진 C를 보면 상체의 기울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어깨의 높이도 변화가 없지요. 상체의 기울기와 높이가 유지돼야 무게중심도 들썩거리지 않고 아래쪽에서만 좌우로 움직일 수 있어요.

사진 A와 사진 B의 단계에서 머리가 공이 놓여 있던 자리를 그대로 응시하며 몸 뒤쪽에 남아 있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머리는 피니시 단계(사진 C)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목표 방향을 향하게 돼요. 몸통 회전도 마찬가지죠. 역시 피니시 단계에서 배꼽 부분이 목표 방향을 향하는 게 옳아요.

정확한 스윙단계를 유지했다면 몸통은 피니시 단계에서 완전히 목표 방향으로 돌아가게 돼요. 몸통을 의식적으로 빨리 돌리려다가는 열린 상태로 임팩트하거나 왼쪽 축이 무너지는 실수가 나올 수 있어요. 그러면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즉 거리와 방향을 동시에 잃고 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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