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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원로 서양화가 이대원씨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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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홍익대 총장과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지낸 원로 서양화가 이대원씨가 20일 오전 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84세.

1921년 경기도 파주 태생인 고인은 경성제국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뒤 67년 홍익대 교수로 부임해 미대 초대학장(72~74년)과 총장(80~82년)을 지냈다. 한국박물관회 회장(87년)과 대한민국예술원 회장(89.93년)도 역임했다.

미술의 해 조직위원장(95년), 외교통상부 문화홍보대사(2002~2004년)를 맡았으며 대한민국예술원상, 국민훈장 목련장, 오지호 미술상 등을 받았고, 86년 이후에는 홍익대 명예교수를 지냈다.

고인은 고교 시절 일제 선전(鮮展)에서 2년 연속 입선하는 등 미술에 재능이 있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법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심산 노수현에게 사군자를 배우는 등 독자적인 미술 공부로 자신만의 독특한 경지를 이뤘다.

그는 자연의 모습을 따뜻하고 밝은 원색의 점묘법으로 율동감 있게 그려왔고, 시인 이상범은 그의 작품을 '서양 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불렀다. 서울 혜화동에서 70년 동안 살면서 그림은 주말마다 파주의 농장에서 그리는 원칙을 지켜왔다. 71년 반도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75년 이후 국내 개인전을 11번 개최했다.

유족으로 부인 이현금(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씨와 맏딸 이은영.박승규(사업)씨 내외를 비롯, 혜영.이상기(사업), 자영.박영환(서울대 교수), 민영(성남 중앙병원 소아과 과장).구상환(고려대 의대 교수), 순영(하남이비인후과 원장).권택현(고려대 의대 교수)씨 등 5녀와 다섯 사위가 있다. 빈소는 고대안암병원이며 발인은 23일 오전 7시30분. 02-921-2899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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