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득점 황덕순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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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홀 어머님의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은 장학생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 이를 악물고 곰처럼 공부했습니다.』
84학년도 대학입학학력고사에서 영예의 최고득점을 차지한 황덕순군(18·서울 경성고3년·서울 연희3동산5 시영B지구아파트6동309)은『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만점을 노렸던 영어와 세계사에서 2개씩이나 틀려 몹시 아쉬웠습니다. 2학년때 영어와 수학은 자습으로 마스터해 3학년때는 주로 암기과목에 중점을 두어 여유가 있었지요.』황군은 후배들도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 가족들은 법대를 권유하고 있지만 서울대 경제과를 지원, 이론경제를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황선호씨(73년사망)의 2남1녀중 막내.
자가용 운전사였던 아버지가 10년전 교통사고로 별세, 명지전문대 잡역부로 일하는 어머니 김병삼씨(44)의 월25만원수입으로 네식구가 13평짜리 시영아파트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어머니 김씨는『남들처럼 잘 먹이고 잘 입히지 못해 늘 가슴아팠는데 수석합격한 아들자랑하려니 쑥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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