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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위막고 맵시내는 방한용 머리장식|옛「쓰개」서부터 최근의 경향까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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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난히 매서운 겨울날씨때문인지 올겨울 패션은 방한용 머리장식이 새로운 패션감각으로 부각되고 있다.
방한용 머리장식은 사실 한복에서 「쓰개」라하여 다양하게 활용되어왔는데 근래들어선 거의 맥이 끊긴 상태.
과거 옛여인들이 즐겨 사용하던 「쓰개」가 추위를 피하기위한 방한용이었음에 비해 요즘 유행하는 방한용 패션모드는 다분히 멋을 즐기기 위한 연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옛여인네들의 방한용 쓰개는 남바위·풍채·조바위·아얌·어린이용의 굴레·볼기가 있었는데 대개 위가 터져 바람이 잘 통하도록 되어있어 위생적이면서 보온이 잘되는게 특징.
그중 남바위는 이마와 귀·뒷목을 덮는 모자형태로 머리 윗부분이 4∼5cm가량 틔어있고 앞뒤 중앙에 술·매듭·보석장식이 달려있다.
풍채(일명 풍차·소풍차·정풍차·삼선건)는 남바위와 비슷하나 볼기가 모자에 붙어있는 것이 특징. 착용은 이마와 귀 뒷목을 덮어서 쓰며 보온력이 강해 연로한 여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또 아얌(일명 애암)은 위가 터져있으면서 머리에 쓰는 모부와 댕기모양의 아얌드림으로 구분, 가장자리에는 털로 바이어스를 대고 상부중앙에는 술이 붙어있다. 착용은 귀를 덮지 않으므로 방한용보다는 장식성이 강했고 앞이마와 양볼·귀를 감싸준 조바위는 뺨이 닿는 부분을 금박·구술·수장식을 한 것이 이채. 6·25이후에는 아기돌사진때 조바위를 씌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린이용으로는 상류가정의 어린이들이 쓴 「굴래」와 가장 광범위하게 쓰인 「볼기」가 있는데 굴래는 끈색상으로 남녀구별을 했고 「볼기」는 겉은 비단으로 꾸미고 속에는 모피를 넣어 외출할때 아이들의 볼을 감싸주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그나마 맥이 이어온 것은 「볼기」정도. 헤드폰모양으로 귀부분에만 털을 단 것이 3천원에 시판되고 있는 정도.
양숙희교수(숙대·의류학)는 현대에 와서 방한용 쓰개가 이처럼 맥이 끊긴 이유로 한복의 인식변화를 들고있다. 즉 한복이 평상복으로서가 아니라 외출용으로 보편화되면서 기능보다는 멋을 중요시 하고있어 자연 방한용 쓰개도 퇴조할 수밖에 없었다는것.
한편 디자이너 이광희씨는 올해 두드러진 방한용 머리장식으로 커다란 사각머플러의 연출과 망토·토퍼를 꼽는다.
특히 올해는 사각머풀러의 연출이 두드러져 머리부분·목·귀까지 완전히 감으면 든든한 겨울패션이 된다는 것. 이밖에 망토라고 불리는 오버코트는 일반오버에 모자가 달린 것이 특징. 밖에 나갈때는 모자를 쓰고 실내에서는 벗은 실루엣 그대로가 묘미를 더해준다. 토퍼는 스포츠웨어를 지칭하는 용어로 탈바꿈했고 그밖에 터틀넥스웨터를, 외출할 때는 머리윗부분까지 끌어올려 자연스럽게 주름을 잡으면 멋진 방한모가 된다.
방한모로는 털모자나 모직천에 털이나 가죽으로 바이어스처리를 하고있고 기능보다는 분위기연출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
그결과 이광희씨는『점차 토틀패션으로서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있는 만큼 계절적인 연출이나 방한보다는 전체의상과의 조화나 감각을 살리는 방향에서 방한모등의 각종 패션아이디어가 생겨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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