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북한인권결의안첫채택] 토의 과정서 격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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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표결 결과는 찬성 84표, 반대 22표에 기권 62표였다. 찬성 표가 반대 표의 4배에 가깝다.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가 좋은 편인 국가들은 잇따라 반대 발언을 했다. 바베이도스 대표는 "특정 국가를 표적 삼아 인권 결의안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표결에선 기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베네수엘라.쿠바 등 9개국이 나섰다.

물론 '결의안이 거짓말과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북한 측 주장에 이들 국가가 전적으로 동의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결의안 채택이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를 펼쳤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있는 북한을 격려해야지 손가락질을 해선 안 된다"(중국)는 주장도 있었다. 이집트.쿠바 등은 미국과 EU를 겨냥,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double standard)"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관련 단체들은 결의안 통과 뒤 환영의 뜻을 밝혔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아시아.태평양인권협회(회장 유천종)는 "북한이 유엔의 결의안을 존중해 국민이 더 이상 굶주리지 않고, 자유롭게 말하고,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창국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사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결의안이 통과되자 실망한 듯 굳은 표정으로 곧장 회의장을 떠났다. 그는 표결 전 발언권을 신청해 "대북 인권 결의안을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본부=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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