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 동영상 속 '영국 억양 IS 대원'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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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서방인질 참수 영상마다 등장해온 영국 억양의 IS 대원 신분이 공개됐다.

 영국 BBC 방송은 26일 “이른바 ‘지하드 존’으로 불린 인물은 런던 서부 출신의 무함마드 엠와지(27·사진)”라며 “쿠웨이트 출생 영국인”이라고 말했다. BBC의 보도 이후 영국 정보당국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BBC는 영국 정보당국이 엠와지의 신원을 알고 있었으나 작전상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아왔다고 설명했다.

엠와지는 지난해 8월 미국인 기자인 제임스 폴리 살해 영상에 처음 등장했다. BBC는 “폴리를 살해한 건 명백히 엠와지”라고 했다. 한때 런던의 부촌인 마이다베일에 사는 압델-마제드 압델 배리(23)가 용의자로 떠올랐으나 결국 아니었던 셈이다.

 엠와지는 이후 미국인 스티븐 소트로프와 피터 카시그, 영국인 데이비드 헤인스와 앨린 헤닝스의 참수 영상에도 등장했다. 지난달엔 일본인 인질인 유카와 하루나와 고토 겐지 때도 나왔다. 그의 지인들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다”고 밝혔다. 그의 친구들은 엠와지가 친절한 성격에 옷을 잘 차려입는 것을 좋아했으며 이슬람교 믿음에 따라 생활했다고 밝혔다. 지인들은 엠와지가 런던 그리니치의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에서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엠와지는 2006년 소말리아를 방문, 그곳의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알샤바브를 위해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샤바브는 최근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서방 국가에서 ‘쇼핑몰 테러’를 하겠다고 위협한 조직이다.

그는 2012년에 시리아에 들어간 뒤 IS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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