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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80주…YMCA 명예총무 전택부 장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평생을 한 평범한 상식인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나의 역사공부나 기독교 신앙도 역사를 살아가는 상식의 범주에 불과한 거지요』
지난달 28일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대한기독교청년회(YMCA)의 산 증인 오리 전택부 장로(69·Y명예총무)는 생활과 현실, 한국이라는 토양을 떠난 학문이나 신앙이란 아무소용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YMCA 80년의 역사를 상식인의 자세로 차분하고 솔직하게 회고했다.
『먼저 해방전까지의 항일독립운동, 개화의 요람, 민족엘리트 양성, 학생운동, 농촌운동, 에큐메니컬운동(교회일치운동)등은 자랑할 만한 Y의 역사지요. 그러나 오늘의 Y가 안고있는 일부 교단중심의 폐쇄성, 친교정선의 약화, 질의 하양화 등은 비판을 받아 마땅한 문제점들입니다』
YMCA는 교파의 초월은 물론 신자·불신자·국적을 관계하지 않는 순수민간 청년단체.
전장로는 특히 타종교까지도 수용하는 친교정신이 일부 교파중심의 폐쇄성에 부닥쳐 위축되고 있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물론 6·25전쟁 때의 피난민·고아사업, 60년대 중반이후 자학기의 시민논단, 양곡은행, 성탄절 정화운동 같은 프로그램이나 「싱 얼롱운동」을 통한 청년운동 등 해방 후 Y업적도 과소평가하진 않았다.
더우기 현회관 건립때의 미국 Y지원 50만달러 외에는 외국원조 전무의 자립의지를 지켜 오고있는 Y의 강점은 크게 자랑할 만 하다는 것이다.
『사회의 다변화를 따라 많은 유사단체로 기능이 분산됨으로써 한국역사상 최초의 국제기구·엘리트양성센터 등과 같은 과거의 독보적 영광을 누릴 수 없게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는 최근 윤보선전대통령·허정전과정 수반 등의 기독교청년회 출신 원로들과 계축구락부 중심으로 Y의 개방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온건 진보노선의 Y철학을 한층 성숙시길 운동을 추진중이다.
민족정신함양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겠다는 목표를 가진 이 운동의 구심체가 될 기구는 발족을 서두르고 있는 Y백발청년 고 이상재선생 기념사업회.
『오늘의 한국교회는 결코 새로와지지 않으면 나라를 망치는 역사의 죄인이 됩니다』
한국기독교의 보수와 진보문제는 교회의 예언자적 측면과 제사장적 측면을 잘 배합,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일이 없어야겠다고.
『제사·장례·결혼과 같은 전통문화와의 마찰을 조정키 위한 기독교의 토착화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그는 기념회관·기념탑건립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있는 기독교1백주년 기념사업의 내질문제에도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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