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사흘 연속 자폭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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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전면 봉쇄한 가운데 19일 오후(현지시간) 북부도시 아풀라의 한 쇼핑센터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 4명이 숨지고 최소 15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TV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17,18일에도 각각 예루살렘.헤브론에서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과격세력의 자폭공격과 총기난사로 12명이 숨졌다.

아리엘 샤론 총리는 18일 밤 예정된 방미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서안지구 전면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서안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입출국이 엄격히 제한되게 됐다.

샤론 총리는 각의를 마친 뒤 "테러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과 평화적 해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테러가 언제.어디서 발생하든 이스라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 덧붙여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이라크전후 중동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해 추진해 온 이.팔 평화협상안(일명 로드맵-이정표)의 실행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로드맵은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철수하고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동결하며 동시에 ▶팔레스타인이 테러를 근절하면▶미국은 2005년 안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승인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샤론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2000년 9월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유혈봉기) 발생 이래 3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17일 양국의 최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그러나 양측은 상대방부터 로드맵 조건을 이행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회담은 성과없이 끝났다.

더욱이 팔레스타인 과격세력이 회담에 때맞춰 잇따라 자폭공격을 벌이고 이스라엘이 이를 이유로 서안지구를 봉쇄함으로써 로드맵은 상당기간 논의가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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