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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장사 잘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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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요즘 장사 잘돼?"

"잘되긴 뭘 잘돼. 안돼도 너무 안돼."

실물경기가 무척 어렵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위의 경우처럼 '되' '돼'가 나올 때 어떻게 구분해 적어야 하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잘돼'는 '잘되다'의 어간 '잘되'에 어미 '-어'가 붙어 이루어진 '잘되어'의 준말이다. '안돼'도 '안되어'의 준말이다. 여기에서 어미 '-어'를 떼어내고 '잘되' '안되'로 끝날 수는 없다. "언제 밥 먹어?"의 '먹어'에서 어미 '-어'를 떼어내고 "언제 밥 먹?"으로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자리에 서"의 경우 '서다'의 어간 '서'만 쓰인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서(어간)+어(어미)'가 줄어든 것이다,

쉬운 방법은 '되어'로 바꿔 보아 가능하면 '돼'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되'를 쓰면 된다. '잘되긴'에서 '되'는 '되어'로 바꿔 쓸 수 없으므로 '잘돼긴'으로 할 수 없다.

다만 "훌륭한 사람이 되라"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훌륭한 사람이 돼라(되어라)"처럼 똑같은 문장에서 '되' '돼'가 모두 쓰이는 경우가 있다. 맨 앞은 신문 사설의 제목 등에서 흔히 보는 문어체 명령이고, 둘째 것은 간접 인용문이며, 마지막은 듣는 이를 앞에 두고 하는 직접 명령이다.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제목에 많이 나오는 '신상품 선뵈'도 '선봬(선뵈어)'의 잘못이다. 참고로 '뵈어' '괴어' '쇠어' '쐬어'의 준말은 각각 '봬' '괘' '쇄' '쐐'이다.

배상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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