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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이상화, 올 시즌 조기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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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상화

‘빙속 여제’ 이상화(26)가 올 시즌 잔여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이후 제대로 쉬지 못한 여파가 컸다.

 이상화의 매니지먼트사인 브리온컴퍼니 관계자는 23일 “이상화가 다음달 21~22일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릴 월드컵 파이널 대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5일 종목별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대회가 열린 네덜란드 현지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결정했다. 겨울체전 스피드 스케이팅 1000m(26일)에 출전할 지 여부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상화는 지난해 2월 소치 겨울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우승해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고, 월드컵 대회 10회 연속 우승을 거뒀다. 그러나 휴식 없이 새 시즌을 맞이하면서 피로가 누적됐다. 올림픽 직후 각종 행사 요청에 응하면서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지난해 5월 곧바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이상화는 양 무릎 모두 부상을 안고 있다. 왼 무릎은 물이 차 있어 제대로 구부리기 어렵고, 오른 무릎은 하지정맥류(다리의 혈관이 튀어나오는 병) 증상이 있다. 언제 회복할 지 모르는 수술을 하지 않고 재활 치료를 하면서 시즌을 준비했다. 이상화는 지난해 11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우승을 많이 하는 것보다 끝까지 모든 대회를 완전하게 치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즌 내내 컨디션 난조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감기 몸살로 전국 스프린트선수권대회를 건너뛰었고, 이어 지난달 종별종합선수권대회 1000m에선 레이스 도중 기권했다. 지난해 말 소속팀 서울시청과 결별 후 거취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이상화는 2014~2015 시즌 월드컵 시리즈 여자 500m에서 6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월드컵 6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5위에 머물러 3년 2개월 만에 국제대회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지난 7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는 1·2차 레이스 합계 76초004로 5위에 그쳐 7년 만에 이 대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소속사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잠시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쉬기로 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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