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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가 최고지만 ...분유도 잘먹이면 "튼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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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분유와 조제식, 차이 알고 먹이시나요?
생후 7개월짜리 아들을 둔 김윤희(30)씨는 할인점에 분유를 사러 갔다가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왜 분유통에 분유라는 말은 없고 '성장기용 조제식'이라고만 쓰여 있을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조제식과 조제분유는 성분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또 조제분유는 광고를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후 김씨는 분유통에 적힌 성분도 꼼꼼히 살피는 버릇이 몸에 뱄다. 모유에 가까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분유'는 유성분의 함량에 따라 '조제분유'와 '조제식'으로 나뉜다. 유성분이 60% 이상이면 '조제분유'이며 미만인 경우 '조제식'이다. 대다수의 국내 분유 제조사는 아기의 개월 수에 따라 분유를 1~4단계로 나눠 1,2단계(0개월~6개월)는 '조제분유'로 구분한다. 3,4단계(6개월~24개월) 제품은 따로 '성장기용'이라는 말을 붙여 유성분 60% 이상이면 '성장기용 조제분유'로, 미만이면 '성장기용 조제식'으로 나눈다. 3,4단계 제품 중 국내에서는 일동 후디스가 유일하게 '성장기 조제분유'를 출시하고 있으며, 다른 회사의 3,4단계 제품들은 '성장기용 조제식'이다.

상품공전에따르면 '성장기용 조제분유는 원유 또는 유가공품을 주원료로 생후 6개월 이상 영 유아의 성장.발육에 필요한 무기질.비타민 등 영양소를 첨가해 모유성분과 유사하게 가공한 분말형태의 모유 대용품으로 유성분이 60% 이상 함유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성장기용 조제식'은 국내 기준상 '분유'가 아닌 '식품'으로 분류된다. 유당 함량도 모유보다 25~30% 부족하다. 6개월 이상 아기의 이유식 섭취시 영양 보충을 위해 먹이는 유아식인 셈이다.

# 왜 '유당'인가
'락토스'라 불리는 유당은 모유에 가장 많이 함유된 탄수화물 성분으로 소화흡수와 변 상태를 좋게 하고 아기의 성장과 뼈 형성에 필수적인 칼슘 흡수를 도와준다. 또한 유당에서 분해 생성된 갈락토오스라는 성분은 아기의 뇌 발달을 돕는다. 이밖에 아기 치아충치 예방과 지방간 예방효과도 있다. 일동 후디스 김인호 이사는 "분유에 유성분이 60% 이상 함유되어야만 유당.면역성분.DHA.칼슘 등이 충분해진다"고 강조했다.

#유성분 60% 이상 홍보길 막혀
축산물가공처리법 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지난 2월부터는 대중매체를 통해 '분유' 광고를 볼 수 없게 됐다. 신문.잡지.TV 등 분유광고 규제가 6개월 이하 신생아에게 먹이는 '조제분유' 등에서 6개월 이상에게 먹이는 '성장용 조제분유'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TV에 분유제조사 광고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왜일까. 현재 방송과 신문.잡지에 나오는 광고는 '분유'가 아닌 '조제식' 광고다. 모유수유 촉진 등을 이유로 제조분유의 광고를 금지하자 분유 제조사 대부분이 '조제식'을 생산, 광고 규제를 피해가고 있어 이같은 분유광고 금지법이 '솜방망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동 후디스 이금기 회장은 "아기건강과 영양을 위해 고집스럽게 유성분 70%에 가까운 분유를 만들어 온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 광고금지 규정이 억울할 따름"이라며 "외국 브랜드들조차 광고금지 이후 성분을 변형, '성장기용 조제식'을 내놓을 것을 모색하는 등 변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모유수유' 권장이라는 취지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동 후디스는 광고금지 이후 전용전화까지 설치해 조제분유와 조제식의 차이를 알리는 등 입소문을 통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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