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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개도국 외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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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계경제는 올해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가져오지는 못하였지만 내년에는 성장·물가·교역면에 뚜렷한 개선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국제통화 및 금융면에서는 불안 요인이 남아있다. 개발도상국의 외채이증·외환시장의 불안정성·미국의 고금리지속 등이 그것이다.
개도국의 외채문제을 보면 최근 브라질·베네쉘라·칠레 등이 특히 심각해 새로운 국제금융위험의 방생 가능성이 대두되였다. 최대 채무국인 브라질은 IMF가 제시한 정책약정 사항을 준수하지 못함으로써 추가적인 금융조달의 길이 막혀 지난 5월 이후 만기 도래하는 채무의 상환을 이행하지 못하고있다.
개도국의 심각한 채루증은 과거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제1차 석유파동 이듬해인 74년부터 비산유개도국의 외채규모는 연평균 20% 이상씩 증가하여 73년의 1천3백억달러에서 82년말엔 6천1백24억달러로 급증하였다.
그러나 81년에 접어들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지속적 확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였다. (1)선진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개도국의 수출부진과 국제 원자제 가격하락에 따른 l차산품 생산국외 교역조건악화 (2)국제고금리에 따른 외채이자 부담의 증대 (3)국제상업금융기관의 대출태도경화 등이 그 제약요인이다.
그 외에 상업은행의 자금조달의 제약을 들 수 있는데, 과거 주요 자금공급원이었던 OPEC제국이 81년 하반기 이후 오히려 둔차입기로 돌아섬으로써 금융시장의 경색을 가중시켰다.
이 때문에 국제상업은행의 순해외대출 규모가 80년의 1천6백억달러, 81년의 1천6백50억달러에서 82년엔 9백5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은 환율이 각국의 기본경제사정을 반영하기보다 금리등 가변적인 금융변수와 정치정세등 강제외적인 요인에 의존하는 단기자본이동에 따라서 급변하고 있는데 말미암은 것이다. 변동환율제가 당초의 기대를 총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달러의 고평가가 장기화함에 따라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확대되고 자국산업및 고용대책으로서 신보호주의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미 달러화 강세현상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서는 미국의 예금이 현상을 들수 있다. 79년 이후 미연준이 인플레를 수속하기 위하여 강력한 통화긴축정책을 실시한데서 비롯되었는데「레이건」행정부 출범이후 재정적자확대에 따른 공공부문의 자금수요증대가 금융시장의 금리상승을 더욱 조장하여 미국금리를 전후 최고 수준으로까지 치솟게 하였다. 이와 아울러 피난통화로서의 미 달러화의 선호와 대미 직접투자의 증대도 달러와의 고평가에 가세 하였다.
달러화 강세현상의 완화문제를 포함한 외환시장안정방안이 최근 주요선진국정부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합의점은 차원 높은 외환시장질서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사실인식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제2의 브레튼우즈회의를 열어 새로운 국제통화체제를 창설하여야 한다는 주장인데 반해 미국은 현행 IMF체제를 보완하고 강화하는 폭으로 기울고 있다.
다음은 미국의 고금리문제인데 미국의 물가등귀율이 크게 둔화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고금리현상이 시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규모재정적자에다 인플레 예상심리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금리현상은 향후 세계경기회복의 지속및 확산에 이용치 못한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없지 않다.
이상과 같이 조심스러운 국제금융환경 가운데 지난 9월25일부터 미국워싱턴에서 제38차 IMF·세은합동연차총회가 열려 ▲가맹국의 IMF재원인출한도조정 ▲SDR추가배분 ▲세은특별증자 및 ▲국제개발협 ◆ (IDA)의 재원보충문제 등이 집중 토의되었다.
먼저 가맹국의 IMF 재원인출한도 조정논의에서는 연간쿼터의 1백50%까지 용자를 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현행융자상한비용을 쿼터의 l백2%로 축소하되 다만 국제수지불균형이 심각한 국가로서 IMF의감독하에 엄격한 경제구조조정계획을 실시키로 약속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연간쿼터의 1백25%까지의 융자를 허용키로 하였다.
세은특별융자는 대다수의 국가들이 80억달러 정도의 총액에 의견의 접근을 보였다.
IDA의 재원보충문제는 늦어도 금년말까지 재원보충규모가 적정수준에서 타결되어 IDA의 융자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적인 합의만 이루어졌다.
SDR추가배분도 상무이사회에서 계속 검토한다는 선에서 논의를 종결지었다.
이번 총회의 논외경과를 종합하건대 세계경제의 주요현안문제에 관한 구체적 해결방안에 있어서는 각기 견해의 차이를 나타내었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인플레를 재연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경기회복지속에 정책의 최우선을 두어야 하며 이을 위해서 통화신용정책은 긴축적이어야 하고 특히 구조적 재정적자를 축소하여 재정부문으로부터의 통화증발요인을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통화및 금융면에서는 세계경기의 장기침체및 개도국의 외채누증문제로 야기된 국제금융시장의 위축 완화와 외환시장의 불안해소가 세계경제의 당면과제라는 점이 부각되었다. 이러한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민간상업금융기관의 대개도국재원이전을 더욱 촉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하여 국제금융기구·민간상업금융기관·선진국및 개도국간의 협조관계가 더욱 강화돼야할 것이다. 아울러 개도국 스스로도 부단한 구조조정정책을 추진하여 스스로의 차입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며 각국은 경제관계의 상호의존성을 감안, 국제협력의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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