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은 김봉연의 날|3점 홈런 등 혼자 5타점…해태, MBC에 3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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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해태 김봉연은 역시 철인이었다. 교통 사고의 후유증을 딛고 얼어선 그는 홈런 방망이를 식힐 줄 모른채 무서운 스태미너를 과시하고 있다.
김봉연 (31) 은 18일 결승 3점 홈런으로 그의 죽지 않은 투혼과 장타의 위력을 다시 파시하고 해태를 코리언시리즈 우승 문턱에 올려놓았다. 18일의 코리언시리즈 3차 전은 바로 김봉연의 낱이었다. 4타수 2안타 1득점에 무려 5타점. 1회말 선제타점과 3회말 결승 3점 홈런등 해태타점을 혼자서 전부 올렸다.
해태는 김봉연의 5타점 수훈과 주동식·이상윤(6회) 의 계투로 MBC청룡에 5-3으로 승리, 파죽의 3연승으로 우승의 일보직전에 다가섰다. 남은 4게임중 1승만 울리면 대망의 83년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해태선발 주동식은 16일의 2차전에 이어 이날 또다시 선발을 자청, 19명의 MBC타자서 1안타로 막는 발군의 역투를 보여 승리투수가 됐다.
3회말 무사 2-3루. MBC는 해태 2번 김일환과 3번 김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맞자 선발 이광권대신 하기룡을 구원 등판시켰다. 타자는 4번 김봉연. 김은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라는 야구속어 대로 하의 초구를 힘있게 끌어당겼다. 해태 승리를 결정 짓는 1백30m의 3점 홈런이 좌측스탠드에 내리 꽂혔다.
김은 이날 1회 말에도 1타점을 올렸다. 중전 안타로 나간 김일권을 2루에 두고 김은 이광권의 제6구를 강타, 앞으로 뛰어들던 3루수 이광은은 당황, 이 볼을 제대로 잡지못하고 펜스 쪽으로 오히려 볼의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행운의 2루타가 됐다. 기막힌 행운이었다.
김은 4-3으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7회말 1사 1-3루에서도 빗맞은 투수앞 땅볼로 마지막 5타점째를 올렸다.
『1·2차전에서 부진(5타수 1안타 1타점)해서 3차전은 단단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날 따라 4타석중 3타석이 주자를 둔 것이어서 크나큰 행운이 주어진 셈입니다. 26일만에 맛보는 홈런의 기쁨입니다.』 수많은 홈런을 날렸지만 이날의 홈런은 잊지 못할 홈런이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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