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3시즌 총결산|엄청난 판도변화 스타들 부침심해|작년 상하위팀 크게 자리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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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로야구후기리그가 5일 65일간의 페넌트레이스를 종료함으로써 출범 2년째의 막을 내렸다. 올해의 프로야구는 아마 국가대표선수들과 재일교포선수들의 영입으로 더욱 뜨거운 파란의 승부를 연출했고 많은 스타들도 탄생시켰다. 총2백25만여명의 관중을 끌어들인 프로야구는 많은 문제점을 남기기는 했지만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모음으로써 프로스포츠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판도 변화>
한마디로 엄청난 순위바꿈이다. MBC청룡의 후기우승이 확정된 지난날 26일의 순위는 3강3약으로 너무나 뚜렷이 양분됐다. MBC·삼미·해태와 삼성·롯데·OB등의 양분은 후기시작 한달여만인 8월4일부터 갈라져 시즌종료 1주일 전까지 움직일줄 몰랐다. 막바지에서 삼성이 2위로 올랐고 후기 내내 최하위에 빠져있던 OB가 시즌종료를 하루 앞두고 5위를 확보하는 역전드라머를 펼쳤다.
그러나 이것은 코리언시리즈를 의식한 MBC와 해태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때여서 큰 의미는 없다. 원년의 챔피언 OB나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삼성의 하락, 그리고 해태의 전기우승 등은 한마디로 판도변화를 대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광의 스타들>
타자로는 타격왕의 신인 장효조(삼성)와 타점·홈런·승리타점의 3개 부문을 휩쓴 이만수 (삼성)가 최고의 스타. 이의 3관왕은 해태 김봉연의 부상에 덕을 본 행운도 따랐지만 전혀 예상 밖이었다. 해태 김일권은 2년째 도루왕을 차지, 최고의 준족임을 재확인했다.
발군의 투수로는 30승의 대기록을 올린 재일동포 장명부(삼미)가 단연 돋보였고 방어율 1위의 하기룡과 최고승률의 이길환은 뛰어난 피칭으로 MBC후기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이밖에 타격2위의 김종모(해태)와 장효조와 공동으로 최다안타(1백17)를 날린 타격4위의 좌완 박종훈(OB), 유두열(롯데·5위), 이해창(MBC·8위) 등 신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투수로는 해태 전기우승의 에이스 이상윤(20승10패6세이브), 삼성의 두 신인 김시진(17승12패1세이브) 양일환(9승7패1세이브)과 오영일(MBC) 등이 기대이상의 호투로 각광을 받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원년의 타격왕 백인천을 비롯, 윤동균 신경식(이상 OB)등이 작년에 현저히 뒤지는 타격의 부진을 보였다.
투수로는「불운의 에이스」박철순(OB)과 권영호·이선희·황규봉(이상 삼성)등이 제몫을 하지 못했다. 모두가 작년 빛나는 호투를 보여 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이들의 부진으로 소속팀이 우승전선에서 멀어졌다.

<빛나는 새기록>
「너구리」장명부가 올린 30승(16패6세이브)이 대기록으로 꼽힌다. 장은 삼미가 치른 1백여게임 중 60%인 60게임에 등판, 무려 36게임(완봉5)을 완투하는 철완(철완)을 과시했다.
사구한개가 포함된 롯데 김용희의 4타수 연속홈런과 삼성 김시진의 45와3분의1이닝 연속무실점도 값진 기록이다.

<기록관리 문제점>
야구는 기록의 경기이고 기록은 신속·정확한 것이 생명이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의 기록관리는 한마디로 엉망이다. 느림보기록에다 오점투성이다.
가장 눈에 띄는 최근의 예로는 방어율 계산착오에 의한 것. (KBO는 하기룡(2.3365)과 장명부(2.3375)의 방어율우수투수결정에서 소수점이하 3자리에서 반올림하여 2.34로 공동1위로 발표했다.
이것은 상식이하의 착오이며 말썽이 일자 부장회의를 열고 하루만에 하로 결정하는 난센스를 빚었다.
느림보기록으로서는 MBC김인식의 연속게임출전.
KBO는 작년8월26일 대 삼성전의 몰수게임을 출전 경기수에서 제외했다가 무려1년이 지난 후에야 김의 출전경기수로 인정하는 한심함을 보였다.
KBO는 뒤늦게 미국과 일본에 문의한끝에 이같이 발표했다. MBC 김재박의 도루도 6개월이 지난 후에야 도루의 기록을 잘못 인정한 것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록관리의 혼선은 현재 2명의 기록원으로서는 완벽하고 신속한 기록집계가 불가능하기 때문.
앞으로 컴퓨터처리가 절대 필요하다. 그러나 KBO는 재정상의 이유만을 내세워 가장 중요한 컴퓨터 도입을 미루고있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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