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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지 배출시인 작품모아 사화집『빛의 탄생』내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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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월간문예지「현대문학」에서「현대문학」출신 시인들의 작품을 모아 사화집「빛의 탄생」을 내놓았다. 「현대문학」은 앞으로 이러한 사화집을 1∼2년마다 한번씩 내기로 했다. 이 시집에는 1백92명 시인들의 최근작이 수록되어 있다. 이 사화집의 권두에「현대문학출신 시인 사화집간행 위원회」의 이름으로 나온 간행사에 따르면「현대문학」출신 시인은 모두 2백43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이미 작고했거나 절필한 사람, 혹은 해외에 나가있어 작품을 내지 못한 사람이 51명이어서 이번 사화집에는 1백92명의 작품이 실렸다는 것.
「빛의 탄생」을 내면서 간행위원회는, 이 책이『한국시단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또 이를 계기로 우리 시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기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글은「현대문학」의 자랑스러움과 동시에 한국시단에 대한「현대문학」출신들의 짐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문학」은 1955년1월에 창간되어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륜이 오래된 문예지다. 50년대와 60년대의 한국문학에 있어서「현대문학」이 차지한 위치는 중요했다. 60년대의 말와에 서부터 다양한 문학운동이 전개되면서「현대문학」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순수문학의 옹호, 신인발굴 등의 역할을 꾸준히 해냈다. 「빛의 탄생」은 이러한「현대문학」29년의 한 결정이다. 여기에 참여한 현 한국시단의 중진·신인들의 면모가 그것을 보여준다.
이들의 이름을 대충 들어본다.
강우식 고은 김윤희 김준식 김혜숙 김후란 마광수 마종기 문덕수 문병난 민영 박상선 박재삼 박제천 성춘복 신달자 신동춘 안혜초 오규원 오세영 유경환 유안진 이건청 이성부 이승훈 이우석 이제하 이태수 정공채 정완영 정현종 하종오 허영자 황금찬 황동규씨 등이 있다.
작고 시인으로는 김관식·박용래·한신씨 등이「현대문학」출신이다. 이들이 차지했던, 앞으로 차지할 우리시단에서의 비중은 크다.
이번 현대문학출신 시인 사화집「빛의 탄생」출간은 우리시단의 한 잔치로 기록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시를 낸 시인들은「현대문학」을 통한 데뷔 이후 각기 나름대로의 시 세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이 사화집이 우리시의 어떤 성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화집에 참여함으로써 데뷔당시의 문학에의 열정을 되새겨 보고 앞으로의 시 세계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또「현대문학」이라는 한 모체에서 나온 사람들과 모임이란 생각 때문에 시인들은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에게도 그들의 다양한 시 세계를 펼쳐 보여 주면서.
한편「현대문학」사는『빛의 탄생』출판을 기념하는 시 낭독회를 5일 하오6시30분 기독교방송국 2층 강당에서 열기도 했다.
이날 낭독회에는 강우식·정현종·박제천·김혜숙·허영자씨 등이 자작시를 낭송했다. 또 서정주씨가『한국현대시의 어제와 오늘』이란 제목의 강연을 하기도 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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