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만에 긴수염고래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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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안에서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40여 년 만에 북태평양 긴수염고래(Right Whale)가 발견됐다. 하지만 양식장 줄에 걸려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통영해양안전서 남해해경안전센터가 경남 남해군 미조면 송정리 마을에서 어선으로 5분 정도 거리의 홍합 양식장 부이(buov) 줄에 걸린 긴수염고래를 발견해 구조를 요청했다.

수산과학원은 오전 11시쯤 구조선박과 대원을 동원해 현장에 출동해 오후 2시 40여분쯤 도착했다. 하지만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고래 꼬리부분이 0.5㎝ 굵기의 부이 줄 수십가닥에 꽉 엮인 고래가 계속 발버둥치면서 현장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 시 라이프(SEA LIFE)부산아쿠아리움팀이 잠수해 부이 줄 제거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고래가 걸린 곳은 양식장의 가운데쯤이다.

수산과학원은 이에 따라 거제에서 수중 전문구조팀을 동원해 양식장 줄과 고래에 얽힌 부이 줄 제거를 시도하고 있다. 구조가 늦어질 경우 야간 구조작업을 하기로 했다. 구조 뒤에는 고래를 바다에 풀어줄 예정이다. 현재 고래 상태는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태평양 긴수염 고래는 몸길이가 17~18m인 대형고래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74년 동해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됐다. 40여 년 만의 발견인 셈이다. 유영속도가 느리고 몸의 지방층이 두꺼워 죽은 뒤 가라앉지 않고 바다에 떠있는 경우가 많아 17~18세기 많이 잡혔다. 잡기에 좋아 라이트(Right)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현재 300여 마리가 존재하는 멸종위기 종이다.

종은 다르지만 비슷한 생김새의 남방 긴수염고래(1000여마리),대서양 긴수염고래(350여마리)가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사진설명 = 남해에서 발견된 긴수염 고래[사진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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