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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정 아동 성매수 추한 한국인 막아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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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요즘 필리핀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성매매로 물의를 빚으면 '또 한국 남성이구나'라고 말한다. 예전에 일본 남성이 주로 했던 추하고 부끄러운 행태를 이제는 한국 남성이 일삼고 있다."

(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주최로 31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국남성의 아동.청소년 대상 해외성매매 관광실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돌로레스 알포르테(45.사진)는 한국 남성의 낯 뜨거운 성매매 관광 실태를 고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알포르테는 국제 NGO단체인 '아동 성착취 관광 근절 운동'의 필리핀 지부장.

그는 "필리핀 비자야 중부 해변의 유명 관광 명소에 있는 술집에서 한국 남성이 18세 미만의 아동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성관계를 맺기 위해 나가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봤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알포르테는 필리핀에서 널리 알려진 몇몇 사건을 소개했다. 2003년 6월 관광명소로 유명한 세부시에서 의사이자 사업가인 한국인 남성이 13~15세의 소녀 6명과 성관계를 맺다가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올 1월엔 필리핀 여성과 한국인 남성의 결혼을 주선하던 한국인 6명이 필리핀 연방수사국에 체포됐다. 한국인 고객들이 결혼을 빙자해 32명의 필리핀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뒤 다른 필리핀 여성과 결혼했기 때문이었다. 알포르테는 성관계를 맺다가 경찰에 적발된 한국인들이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사건을 무마하는 바람에 필리핀 사회에 '부패'까지 전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포르테는 "민간단체의 힘만으로는 생생한 성매매 실태조사가 힘들다"며 "이제 한국정부와 시민들이 인신매매와 아동 성매매를 중지하기 위한 확고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사를 주최한 (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의 김경애 이사장(동덕여대 교수)은 "최근 국제회의에서 아시아 국가 대표들이 여러 차례 한국인의 성매매 관광을 비판하는 것을 보고 낯이 뜨거웠다"며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연대해 성매매 관광 근절 운동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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