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니 전문박물관 설립 러시|분야별로 고금을 한눈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옛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요즘 이색적인 「작은 박물관」들이 설립되고있다. 조선조 때의 세사들의 복장과 세관의 역사물을 전시한 관세박물관이 문을 열었는가 하면 세계각국의 맥주를 수집해 놓은 맥주박물관도 개관됐다.
나막신에서 조깅화까지 고금의 각종 신발을 모아 놓은 신발박물관인 「종합신발쇼룸」이 부산에서 지난5월 개관,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삼국시대에서 19세기말까지 각종 화장도구·장신구를 진열한 화장품박물관도 있다.
이들 「작은 박물관」은 아직 체계적인 전시관 형태를 갖추지는 못했으나 각 부문에서 종합적인 자료를 그런 대로 깊이 있게 엿볼 수 있게 꾸며놓은 것들이다.
교육 삼아 학교나 가정에서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관세박물관>
8월27일 서울 강남구 학동 관세청본관 2층에 문을 열었다.
3백여평의 실내에 1878년 부산 두모진에 첫 해관을 설치한 이후 우리 나라 세관 1백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1천2백여점의 각종유물과 자료를 진열, 일반에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세관의 변천사를 알아볼 수 있는 관세자료사진과 구한말의 총세무사「묄렌도르프」의 영문업무일지원본 뿐 아니라 1948년 정부수립이후 본격적인 밀수단속이 실시되면서 적발된 밀수사례 모형 등이 전시되어있다. 특히 최근 김포공항을 통해 적발된 신체 각 부위에 교묘히 감춘 밀수금괴를 표시하는 마네킹이 눈길을 끈다.

<다기박물관>
지난7윌20일 한국다도협회에 의해 부산여자전문대학 안에 세워졌다.
이 대학 지하1층에 자리잡은 60여평의 박물관 안에는 신라 백제 고려 조선시대에 사용되던 각종 다기구 2백여점이 시대별로 진열돼있어 우리고유의 다도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소장된 다기구는 찻잔 탕기 화로 다상 차병으로 분류되어있고 1천4백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백제 적토기찻잔에서부터 조선말기의 무쇠화로에 이르기까지 각 왕조의 대표적인 다기구가 망라되어있다.

<맥주박물관>
지난6월3일 경기도 이천군 부발면 신원리 동양맥주공장 1층에 개관.
1백20평 규모의 전시장에는 세계 31개국에서 생산되고있는 l백여 종류의 각종 맥주와 맥주 컵, 오프너 등이 모아져있다.
두산그룹 측이 맥주에 관한 모든 것을 수집, 이를 일반에게 공개키 위해 만든 이 전시관에는 각가지 모양의 재떨이도 함께 진열. 앞으로 옛날 외국에서 맥주를 만들 때 사용했던 도구도 전시해 맥주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할 계획.

<증권사료실>
지난해4월께 서울 여의도동 증권거래소 본관4층에 설치. 15평 가량의 실내에 진열된 품목은 지난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창립한 당시부터 사용해온 격탁대와 증권시세게시판, 거래소 사용직인 등. 격탁대는 길이 25cm가량의 막대기 2개와 받침대. 매매가 체결된 것을 알리는데 사용되어온 것. 75년부터는 격탁대 대신 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앞으로 종합박물관 설립을 위해 각종 자료를 수집중인데 현재 1920년대 경성주식현물취인소 이후의 사진류와 거래소 소송사건일람표, 증권파동자료 등 7백60여점의 관계자료를 수집해 놓고있다.

<신발박물관>
국제상사가 지난5월 부산사상공장 안에 개관한 l백여평 규모의 「종합신발쇼룸」은 일종의 신발박물관.
세계 각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5백 여종의 각종신발과 나막신·통고무신 등 우리 나라 전래의 신발도 진열되어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길이5m에 무게가 1·5t이나 나가는 초대형「걸리버」조깅화.
지난해 서울국제박람회에 출품됐던 것이다. 진열품목은 궁중신발, 양반·상민신발 등 조선조 때의 것과 해방이후 고무신에서 스포츠화까지 각종 국내제품-.

<기타>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태평양화학공장 2층의「화장품박물관」에는 우리 나라 전래의 각종 미용도구가 전시되어있다.
1백21평의 진열실에 진열된 품목은 비녀·노리개·가락지 등 삼국시대부터 구한말까지의 여자들이 쓰던 미용도구와 차를 끓일 때 쓰던 용기 등 1천3백여점.
이밖에 은행박물관과 전매박물관이 내년상반기에 개관을 목표로 설립준비중이다.
은행박물관은 구한말 벨기에영사관을 그대로 옮겨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세워질 예정. 조선조말 처음으로 은행이 이 땅에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사용한 통장류·수표류·사무기기·주판 등이 전시된다.
전매박물관은 내년 상반기 중 충남대덕연구단지로 이사가는 한국인삼연초연구소 안에 마련될 예정이다. <제정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