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서 "인간성"사랑진건 옛날일 「앙드레·지드」가 살았다면 끔직한 「공중학살」을 보고 무슨말을 할까=홍 사 중 <문학평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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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그러면 또 그에게 발사명령을 내린 사령관은? 또는 유가족들의 눈물어린 호소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유품조차 찾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사람들은? 끝내 사과한마디 없이 딴청부리고 있는 소련의 권력자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할수 있을까.
우리가 공산주의를 두려워하는것도 그것이 인간으로부터 존엄성을 앗아가고 인간다운 심장의 고동을 멈추게 하기때문이다. 우리가 오늘 분노하고, 규탄하는 것은 「공중학살」을 소련이 저질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자체가 언제, 어느곳에서 누구 손에 의한 것이든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냥 슬픔속에 잠겨, 있어야만 할때가 아니다. 인간애를 말살하려는 온갖 폭력에 대항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아끼고 단 한사람의 목숨도 소중히 여기는 모든 사람이 함께 소리내어 맞서기를 굳게 결의할때다.
그것이 죽은이들의 넋과 유가족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달래 줄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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